광고닫기

유진상가·세운4구역…구청장 바뀌자 서울 정비사업 제동

중앙일보

2026.07.27 08:01 2026.07.27 17:2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의 현재 모습. [사진 서대문구청]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의 현재 모습. [사진 서대문구청]

6·3 지방선거로 구청장이 바뀐 서울시 일부 자치구가 기존 구청장이 추진하던 대규모 정비사업을 재검토한다. 주민 의견 수렴 절차로 회귀하면서 일정 기간 사업 지연은 불가피해졌다.

서울 서대문구 유진상가·인왕시장 일대는 장기간 재개발 사업이 표류했다. 지분 문제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어서다.이런 상황에서 전임 이성헌 서대문구청장(국민의힘)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꺼냈다. 전국 최초로 구청이 직접 재개발 사업의 시행자로 나서서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식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 전 구청장이 낙마하면서 분위기가 애매해졌다. 박운기 서대문구청장(더불어민주당)은 당선인 시절부터 유진상가 재개발 방식이 상인·주민과 충분한 소통의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전임 구청장이 추진한) 구청이 직접 시행하는 방식은 주민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보고, 오는 8월 조직개편 이후 주민·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한 뒤 여기서 개발 방식으로 상의해보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이 추가되면서 해당 기간 만큼 사업이 지연되는 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서울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오케스트라 운영, 반려동물지원 사업 등 이성헌 전 구청장이 추진했던 사업도 재차 들여다볼 예정으로 알려진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당장 이와 관련 있는 사업을 중단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민선 9기만의 방식을 새롭게 모색해보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진상가 재개발 조감도. 단, 조감도는 통합심의 조치계획 수립 및 인허가 과정 등에서 조정될 수 있음. [사진 서대문구청]

유진상가 재개발 조감도. 단, 조감도는 통합심의 조치계획 수립 및 인허가 과정 등에서 조정될 수 있음. [사진 서대문구청]

정비사업 다시 들여다보는 신임 구청장들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조감도. [자료 서울시]

서울 종로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조감도. [자료 서울시]

종로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전임 정문헌 종로구청장(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실패한 직후인 지난달 18일 세운4구역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 결재 안을 직접 기안·결재한 뒤 지난달 19일 종로구보에 고시했다. 변경안은 청계천 변 건축물 최고 높이를 71.8m에서 141.09m로 낮추고, 종로 변 건축물 높이 54m에서 98.7m로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러자 6·3 지방선거에서 새로 뽑힌 신임 유찬종 종로구청장(더불어민주당)이 인허가 절차 중단을 지시했다. 한때 인허가 절차에 관여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경위 조사까지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실제 취임 이후엔 이와 같은 움직임은 없었다고 한다.

원칙대로라면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가 끝난 세운4구역은 곧바로 관리처분계획 변경 인가 절차를 밟고 착공 단계로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신임 구청장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담당 공무원들도 일단 손을 놓고 있다. 여기에 국가유산청이 서울시장에게 종로구청의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를 취소하도록 시행 명령을 요구하면서 사업 진행 절차가 산으로 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일 이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김두수 종로구청 도시개발과 팀장은 “서울시가 국가유산청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와 거부할 경우에 대해 법률 자문을 하는 등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주민 소통 부족했다…다시 중지 모아야”
서울 동작구 신청사 지하1층 중앙홀에 설치된 높이 15m의 초대형 미끄럼틀. [사진 동작구청]

서울 동작구 신청사 지하1층 중앙홀에 설치된 높이 15m의 초대형 미끄럼틀. [사진 동작구청]

동작구도 마찬가지다. 전임 박일하 동작구청장(개혁신당)은 지난해 9월 신청사를 개청하면서 건물 내부에 미끄럼틀(D라이드)을 설치했다. 지상 2층에서 지하 1층까지 이어지는 높이 15m 규모의 놀이시설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방송인 유재석 씨가 직접 탑승하며 화제였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류삼영 동작구청장(더불어민주당)은 취임 후 담당 부서에 운영 축소를 요청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평일 오전에는 미끄럼틀 수요가 적어서 이 시간대에만 축소 운영을 검토하는 상황”이라며 “평일 오후나 주말엔 기존대로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류 구청장은 동작구 흑석동 2-26번지 일대 7910㎡ 부지에 아파트·영화관 등을 설립하는 한강 수변공간 조성 사업과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과정에서 기부채납 방식으로 설립하는 아트스페이스 사업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재확인이 필요하다고 (신임 구청장이) 밝혔다”며 “당장 취소·재검토를 추진하는 건 아니고, 주민들의 중지를 모아 공공기여 방향을 다시 정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갤러리타운에 들어설 예정인 가칭 동작아트스페이스 조감도. [사진 동작구청]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갤러리타운에 들어설 예정인 가칭 동작아트스페이스 조감도. [사진 동작구청]





문희철([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