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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자기 시신 내주었다…해부학 원로가 남긴 가르침

중앙일보

2026.07.27 08:01 2026.07.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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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종중 조선대 명예교수가 2011년 조선대 의과대학 시신기증자 합동추모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 조선대]

고(故) 김종중 조선대 명예교수가 2011년 조선대 의과대학 시신기증자 합동추모식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 조선대]

국내 해부학 분야 권위자인 김종중(아래 사진) 조선대 명예교수가 7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하면서 제자와 후배들의 연구와 실습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기증했다.

조선대는 27일 “김 명예교수의 유족이 고인의 뜻에 따라 시신을 조선대에 기증하고, 대학 발전기금 3000만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고인이 남긴 발전기금은 해부학 교육·연구 기반 강화와 조선대병원 신축 등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 13일 지병으로 별세한 고인은 평생 해부학 교육과 연구에 헌신했다. 전남 무안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4년부터 조선대 의과대학에서 해부학 교육과 연구에 매진했다. 조선대 해부학과의 기틀을 잡고, 1980년부터 육안해부학과 신경해부학·발생학 등을 연구하며 2016년 2월 정년 퇴직했다. 이후에도 명예교수로 해부학 연구와 교육에 힘써왔다. 조선대 재직 중 논문 150여 편을 발표했다. 『인체발생학』, 『임상신경해부학』, 『국소해부학』 등 8편의 해부학 전문번역서(공동 번역)도 출간했다. 제58대 대한해부학회장을 역임하며 해부학 연구·발전에 기여했다.

고인은 매년 조선대 의과대의 ‘시신기증자 합동추모식’에 참석해 기부자들의 뜻을 기리는 강연을 해 왔다. 시신은 의학도들이 인체의 구조를 이해하고 생명의 존엄성을 배우는 해부학 교육의 핵심 기반이다. 고인은 의대 교수로 활동하는 동안 지역 사회에 시신 기증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해왔다. 그는 평소 “의학 교육·연구를 위해 아무 대가나 보수 없이 자신의 몸을 기증하는 것은 의학적·도덕적 차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해왔다. 조선대 의과대는 고인의 주도 아래 기증받은 시신으로 매년 해부학 실습을 해왔다. 기증된 시신은 교육과 연구에 활용된 뒤 화장되며, 유해는 가족이 인수하거나 의과대학 납골당인 ‘우리사랑 추모의 집’에 안치된다.

김 명예교수의 해부학 분야에 대한 헌신은 조선대 의과대학의 교수 사회도 변화시켰다. 조선대 해부학교실 교수들도 대부분 시신 기증을 약속했다고 한다. 조선대 관계자는 “고인은 동료 교수와 제자, 선·후배를 항상 따뜻하고 겸손한 자세로 대하며 많은 존경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고인은 2017년 조선대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된 뒤에 의료진에 감사의 뜻으로 발전기금 1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2005년 제19대 교수평의회 의장과 보건대학원장 등을 지내며 대학 일에도 앞장서 왔다. 2007년에는 초대 조선대 민주화운동연구원장을 맡아 대학의 민주 가치와 지역사회의 민주화운동 역사를 연구·계승하는 데 힘썼다.

김춘성 조선대 총장은 “고인은 평생 해부학 교육과 연구에 헌신하며 수많은 의료인을 길러내셨고,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몸을 의학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남기셨다”며 “교수님의 숭고한 실천은 생명의 존엄과 의료인의 책임을 일깨우는 참스승의 가르침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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