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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화의 과학 산책] 삼투압과 역삼투압

중앙일보

2026.07.27 08:02 2026.07.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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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화 국가연구소대학원(UST) 명예교수

한선화 국가연구소대학원(UST) 명예교수

농도가 다른 두 용액 사이에 용매는 통과시키고 용질은 통과시키지 않는 반투과성 막이 있을 때, 물은 언제나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 농도 차이를 메워 평형을 이루려는 자연의 원리, 바로 ‘삼투 현상’이다.

우리 삶의 흐름도 이와 닮았다. 자극적인 정보와 끝없는 욕망이라는 고농도의 세상 속으로 우리의 마음은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간다. 자극이 강할수록 마음은 더 끌려 들어간다. 세상의 흐름에 무방비하게 나를 맡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삼투 현상과도 같다. 하지만 이 흐름을 거슬러 나만의 순수함을 지키는 과학이 있다. 바로 ‘역삼투압’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자연 삼투압보다 강한 인위적인 압력을 가하는 데 있다. 이 압력 때문에 오염된 물의 순수한 물 분자만이 반투막을 넘어 정화되어 들어온다. 가정용 정수기의 원리다. 우리가 마시는 맑은 물은 강한 압박 속에서 반투막이 행한 엄격한 분별의 결과물이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우리 삶에서 이 반투막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내면의 윤리와 도덕, 그리고 철학이다. 하지만 이 내면의 반투막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필연적으로 단단한 노력이라는 ‘압력’을 가해야 한다. 나태함을 거부하고 가치관을 지키려는 내적 압박 없이는 생각의 불순물을 걸러낼 수 없다. 이 과정에서 기억해야 할 지혜가 있다. 정수기가 맑은 물 한 잔을 얻기 위해 그보다 많은 양의 농축수를 밖으로 배출하듯, 우리 삶도 맑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버려지는 것’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내면의 철학을 지키는 과정에서 떨어져 나가는 이기적인 욕망, 타협적인 인간관계, 일시적인 쾌락은 실패가 아니라 맑은 영혼을 얻기 위한 필연적인 기회비용이다.

오늘도 세상의 농도에 흔들리고 있다면 확고한 윤리의 반투막 위에 건강한 압력을 가해보자. 무언가 버려지는 아픔은 지금 내 삶이 가장 투명하게 걸러지는 중이라는 선명한 증거다.

한선화 국가연구소대학원(UST)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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