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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마켓 나우] 우버의 손자 회사가 된 배달의민족

중앙일보

2026.07.27 08:04 2026.07.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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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지난 7월 16일, 우버는 독일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히어로(DH)를 약 148억 달러(약 22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DH가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배민은 우버의 손자 회사로 편입된다. 거래는 독일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7년 하반기쯤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DH는 2019년 우아한형제들을 약 4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에는 이 결합을 통한 배민의 글로벌 확장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DH는 자사의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민으로부터 배당 등을 통해 상당한 현금을 회수했다. 그 사이 쿠팡이츠가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을 잠식했고, 그 영향으로 DH 경영진들은 교체 압박까지 받는 상황이었다.

주목할 점은 위기에 몰린 DH가 배민을 약 8조원 가치로 매각하려 하는 상황에서, 우버가 약 22조원을 들여 DH 전체를 인수했다는 사실이다. 배민뿐만 아니라, 우버이츠와 사업이 겹치는 14개 플랫폼을 제외한 중동의 탈라밧, 중남미의 페디도스야, 사우디아라비아의 헝거스테이션, 아시아의 푸드판다 등 DH 산하 36개 배달 플랫폼까지 함께 확보한 것이다.

이번 거래는 핵심 자산을 얻기 위해 반드시 그 자산을 직접 인수할 필요는 없음을 보여준다. 핵심 자산을 보유한 모회사가 재무난 등으로 매각을 검토할 처지에 놓였다면, 모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우버는 이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먼저 DH 지분 36.83%를 확보한 뒤, DH가 재무와 리더십 위기에 몰린 타이밍을 잘 활용한 것이다.

우버의 이번 선택 이면에는 글로벌 배달시장 재편 전략과 함께 한국 시장에 대한 미련도 있었을 것이다. 우버는 2019년 수익성 문제로 한국 배달시장에서 철수했지만 그 이후 한국 시장은 연간 30조원 규모로 성장했고, 음식 배달이 가장 일상화된 시장이 됐다. 배민이 가진 수천만 명의 사용자 데이터, 전국 단위 라이더 네트워크, 정교한 배달 알고리즘이 결합된 인프라가 탐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배민의 앞날은 드디어 긍정적으로 바뀐 것일까? 우선 우버 산하로 들어가면서 수년간 시달려온 현금 유출 압박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네트워크, 물류 기술, 자율주행 배달 인프라와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쿠팡이츠와 벌이는 국내 경쟁 상황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운명은 결국 지배주주에 따라 달라진다. 배민의 사례는 좋은 사업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어떤 지배주주가 경영을 맡느냐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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