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가 24일 군산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 투자 활성화 기업 간담회’를 마친 뒤 이원택 전북지사,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 등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전북도]
한성숙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지방 방문지로 전북 새만금을 찾아 “현대차 9조원 투자는 새만금 발전의 시작”이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했다. 지난 2월 현대자동차그룹 9조원 투자 발표 이후 정부가 새만금을 국가 첨단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공식화한 것이다.
27일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위원회 위원장인 한 총리는 지난 24일 군산 새만금개발청에서 열린 ‘새만금 투자 활성화 기업 간담회’에서 “새만금은 기회의 땅이자 로봇·AI·수소·재생에너지 등 첨단 전략산업의 핵심 거점”이라며 기업 투자 지원과 규제 개선을 약속했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전북도가 책임 있는 투자 파트너가 되겠다”고 했다.
한 총리가 첫 지방 행선지로 새만금을 택한 데는 이재명 대통령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토교통부 등 업무 보고에서 현대차의 9조원 투자 계획을 두고 “엄청난 규모”라며 “사업이 성공하면 몇 배, 몇십 배로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에게는 “매립 자체보다 실제 산업 투자가 이뤄지는 새만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의 현대차 발언을 언급하며, 새만금 기본계획(MP) 변경안을 설명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애초 2050년이던 매립 완료 목표를 2035년으로 15년 앞당기고, 매립 면적은 240.5㎢에서 169.6㎢로 약 30% 줄이기로 했다. 민간이 주도하던 매립 방식도 공공 주도로 전환한다. 산업단지를 추가로 조성하고 재생에너지 10GW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용지와 재생에너지 부지를 조기에 공급해 현대차를 비롯한 앵커(선도)기업 투자를 뒷받침하겠단 전략이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당장 새만금 핵심 기반시설(SOC)인 국제공항 건설 여부부터 불투명하다. 서울고법에서 진행 중인 새만금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항소심은 다음 달 26일 최종 변론을 마치고, 10월께 선고될 전망이다. 지난해 9월 1심은 조류 충돌 위험과 서천갯벌 등 인근 생태계 영향을 이유로 “기본계획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에서 국토부가 승소하면 환경영향평가 등 후속 절차가 재개되지만, 원심이 유지되면 사업은 다시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환경단체 반발도 거세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지난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 조건으로 새만금신공항 철회를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이 세계자연유산인 서천갯벌과 생태적으로 연결돼 있어 공항 건설이 국제적 생태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투자 이행률도 숙제다. 2021~2025년 5년간 새만금 국가산단 입주 협약은 59건이었지만 실제 착공은 44건에 그쳤고, 계약 해지는 13건에 달했다. 일각에선 “매립 면적 축소가 향후 인프라 수요 예측과 경제성(B/C)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김철태 전북도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은 “축소 대상은 용도가 확정된 땅이 아니라 미확정 부지”라며 “정부에 당초 계획된 SOC 규모를 그대로 유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