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때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6월형(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렸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대선 선거 비용으로 보전받은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아직 1심 판결이긴 하지만 0.73%포인트 차로 승부가 갈린 박빙의 대선을 준비하며 순간의 불리한 국면을 피하려고 한 언행이 정당의 존립 기반까지 흔드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397억원짜리 거짓말’이라는 세간의 평이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에는 뼈아플 것이다. 당사자는 가혹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이번 판결은 선거에서 이기려면 국민을 속이는 언행도 대수롭지 않게 하는 정치권의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 결정이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법원은 윤석열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뉴스1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두 차례 발언을 허위사실로 인정했다. 대선 6개월 전인 2021년 12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말한 것과 2022년 1월 한 행사장에서 기자들에게 건진법사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고 답변한 것이다. 측근 봐주기, 무속 논란 등과 관련된 의혹을 허위로 해명했다는 게 판결의 취지다.
이 판결이 야당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독이다. 윤 전 대통령 사건은 공교롭게도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구조가 유사하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 책임자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 등으로 1심 유죄(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2심 무죄를 거쳐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고 재판이 연기된 상태다. 이 대통령에게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도 약 434억원의 선거보전금을 반납해야 한다.
대선 후보 등 정치인의 거짓말은 이처럼 큰 후유증을 남긴다. 대선 판도가 흔들리고 정당의 존폐가 좌우될 수 있다. 그런 준엄한 규정을 법에 둔 것은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법원은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지 아닌지’로 허위 사실 여부를 판단한다. 그런 판례가 쌓여 국민주권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