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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등한 소부장, 그뒤엔 “중국산 안쓰면 배신자” 지침

중앙일보

2026.07.27 13:00 2026.07.2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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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반도체 자립 전략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 공급망 전반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내수를 지렛대 삼은 ‘소부장 굴기’가 속도를 내면서, 한국 소부장 업계의 대중(對中) 수출 전선에도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생성 AI로 만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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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칩 거부는 반역”… 中 소부장 ‘고공행진’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 14곳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17억8000만 위안(약 4조72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61% 급증했다. 지난해 합산 매출도 900억 위안(약 19조5300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35% 늘었다. 중국 최대 종합 반도체 장비 업체인 나우라(NAURA)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70% 이상 급등해 이날 기준 770위안을 기록했다.

기술 내재화 속도도 빠르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35%로 정부가 설정한 목표치(30%)를 웃돌았다. 특히 웨이퍼 표면의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 회로를 그리는 ‘식각’과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을 입히는 ‘박막 증착’ 등 핵심 장비의 국산화율은 40%를 넘어섰다. 중국 정부는 2027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중국 장비회사인 나우라는 지난해 매출 약 8조6632억원, 순이익 약 1조2100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하면 네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사진 나우라 홈페이지

중국 장비회사인 나우라는 지난해 매출 약 8조6632억원, 순이익 약 1조2100억원으로 2021년과 비교하면 네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사진 나우라 홈페이지

중국 반도체 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에는 강경한 ‘내수 챙기기’ 압박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엔지니어 출신인 딩쉐샹 중국 부총리는 주요 인공지능(AI) 기업 관계자들과의 회의에서 “국산 AI 반도체 사용을 거부하는 것은 국가를 배신하는 행위”라고 엄포를 놨다. 정부가 나우라의 급여 상한을 폐지해 외국 인재 영입 길을 넓혀주는 등 각종 파격 지원도 잇따른다. 국내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모여 해외 장비를 분석하며 기술을 내재화할만큼 생태계 차원의 결속이 끈끈하다”며 “쓰면서 고치고, 고치면서 파는 선순환 구조를 빠르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덩치 뿐 아니라 내실 다지기에도 한창이다. 중국 반도체 박막 증착 장비 전문업체 피오텍은 지난 10일 우시상지반도체를 100% 인수하겠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의 결합을 통해 막을 입히는 증착 공정 전체를 독자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국 정보기술(IT) 매체 판데일리는 반도체 세정 장비를 만드는 성메이상하이(ACM리서치)가 핵심 부품을 전부 자국산으로 채운 장비 두 대를 조립해 성능 검증에 들어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韓 소부장 대중 수출은 ‘뒷걸음’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중국의 소부장 굴기는 한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6월 대중국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은 16억9932만 달러(약 2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2.6% 줄었다. 2024년 전년 대비 37.3%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일본산에 기대던 핵심 장비를 중국 팹(Fab)들이 자체 조달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기업이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은 “중국 소부장 산업이 급성장한 것은 기술력이 압도적이라서가 아니라, 자국 공장들이 끊임 없이 검증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1등 소부장 기업이 많아지려면 정부가 원천기술 연구개발(R&D) 지원을 대폭 늘리고 반도체 테스트베드 구축에 속도를 내 현장 투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수민.김경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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