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과열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개인별 투자한도를 도입하는 등 추가 규제에 나서기로 했다. 전체 금융투자상품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비중을 개인별로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관련 보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7월 31일부터 시행되는 기본예탁금 강화 등 보완 방안의 정책 효과를 우선 면밀히 점검하겠다”면서도 “수요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도 미리 검토·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의 금융투자상품 총 투자금액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투자한도를 설정하는 총량 관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투자상품 투자금액이 1억원이라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는 최대 20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투자자 자격요건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선물·파생상품과 공매도 거래에 적용되는 사전 모의거래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도입하고, 일정 기간마다 다시 교육을 받도록 하는 주기적 재교육과 선행 투자 경험 요건 신설 등도 추가 조치로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또 자산운용업계에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리밸런싱이 장 종료 직전에 집중되는 경우 시장 변동성을 보다 증폭시킨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리밸런싱 시점을 분산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리밸런싱 시점을 장중으로 앞당기면 펀드 수익률의 불확실성이나 추적 오차가 확대될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종가의 변동성이나 다른 투자자의 예측매매를 축소할 수 있다면 펀드수익률의 안정성이 제고되고 운영위험을 경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유동성공급자(LP) 업무를 맡는 증권업계에도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한 종목당 최대 20개 이상의 많은 LP가 참가해 LP 간 거래체결 증가와 차익거래 확대 등으로 거래금액이 지나치게 과도해졌다는 시장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시장에 일률적인 규제 도입은 한계가 있다”며 “전문성을 갖춘 업계가 유동성을 스스로 적절히 조절하는 시장 안정 노력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LP들이 괴리율을 관리하는 범위에서 호가 단위와 물량, 주문 빈도 등을 조절해 불필요한 거래를 줄이고 전체 거래 규모를 낮추도록 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이 이날 제시한 추가 조치는 금융위가 지난 16일 발표한 1차 보완대책보다 한층 강화된 내용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신규 상장과 광고를 잠정 중단하고 기본예탁금을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당초 다음 달 시행 예정이던 기본예탁금 강화 조치는 오는 31일로 앞당겨 조기 시행된다. 또 최소 매매단위 확대, 사전교육 평가 강화, 교육시간 1시간 추가, 괴리율 관리 강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위원장을 비롯해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 송기명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이 참석했다. 또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LP 역할을 하는 주요 증권사(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와 자산운용사(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KB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