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간정부' 전환 이후 민간인 대상 軍 공격 오히려 늘어
4월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 취임 후 직접 공격 2배 가까이 급증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미얀마 정권이 군사정권에서 민간정부로 간판을 바꿔 달고 대외 접촉을 재개하면서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지만, 민간인에 대한 미얀마 정부군의 공격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미얀마 정부군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가한 살상·체포·약탈·재산 파괴 등 직접 공격 건수는 지난 4월 121건에서 5월 223건으로 2배 가까이 급증, 2024년 2월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우기가 시작돼 통상 군사적 활동이 줄어드는 6월에도 미얀마군의 대민 표적 직접 공격 건수는 194건에 달해 4월보다 60% 이상 많았다.
군사정권 수장이던 민 아웅 흘라잉이 지난 4월 초 대통령으로 당선된 점을 고려하면 군사정권에서 민간정부로 바뀐 이후 공격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ACLED는 미얀마 정권이 3월 군 지도부를 개편한 이후 민간인들이 공습 등 군부의 강화된 탄압에 시달리고 있으며, 무차별 폭격 외에도 체포·방화·납치 등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직접 공격이 다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에 미얀마군이 주도한 다중 살해 사건이 12건 이상 발생, 민간인 4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 예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5월 중부 마궤주의 한 마을을 군 병력 수백 명이 습격, 최소 40명을 살해했다고 이 지역 주민 3명이 밝혔다.
현지 주민 예 나웅(35)은 로이터에 "군인 약 700명이 마을에 들어와 사람들의 소지품을 빼앗고 폭행한 뒤 죽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민간정부 전환을 앞두고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으로부터 군 최고사령관 자리를 물려받은 그의 심복 예 윈 우가 벌인 작전의 결과라고 이 단체는 설명했다.
여기에는 전투기 2∼5대로 구성된 특수 편대를 정기적으로 배치해 단일 목표물을 지속적으로 폭격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예 윈 우 최고사령관은 또 주요 희토류 매장지와 주요 무역로가 있는 국경 지역 등지에 대한 공세를 재개했다.
ACLED는 "쿠데타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이 4월 군 최고사령관에서 민간 대통령으로 바뀐 이후 군부가 통제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민간인에 대한 폭력이 줄어들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작년 12월∼올해 1월 야당을 사실상 배제한 채 치른 총선에서 압승한 친군부 정당에 의해 선출된 민 아웅 흘라잉 대통령은 4월 취임 이후 활발한 대외 활동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부터 인도를 시작으로 중국, 라오스를 잇달아 찾아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내달 6∼7일 태국을 공식 방문, 2021년 군사 쿠데타 이후 단절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의 관계 복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세안도 이달 중순 미얀마 정권과 쿠데타 이후 첫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등 접촉을 재개하고 있다.
하지만 ACLED에 따르면 5년 5개월째 이어지는 미얀마 내전 관련 사망자는 최근 10만 명을 넘어섰으며, 작년 희생자 규모는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많았다.
이 단체는 각종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사상자 수를 수집,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