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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메르코수르 협정 재개 속도…靑 “한·브라질 실무그룹 가동”

중앙일보

2026.07.2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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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메르코수르(Mercosur·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주도의 남미 공동시장) 무역협정(TA) 협상이 이르면 12월 재개된다.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국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메르코수르 간 TA 협상이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핵심 기반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같이 합의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올해 12월 69차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 재개를 발표하기 위해 무역 기회와 민감성을 분석하는 한·브라질 양자 실무 그룹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브라질 정상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김혜경 여사,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가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외교부궁에서 열린 문화공연 및 리셉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김혜경 여사, 호잔젤라 다시우바 여사가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외교부궁에서 열린 문화공연 및 리셉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브라질 부통령과 대한민국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핵심축으로 해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직접적 소통을 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통해서 지금 매우 부족한 한국과 브라질 간에 경제·산업·안보·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협력과 교류를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라며 “물론 속도도 매우 빠르게 진척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도 “한·메르코수르 협정 협의를 재개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메르코수르 TA 협상이 재개되는 건 약 5년 3개월 만이다. TA 협상은 2018년 5월 개시됐지만 2021년 9월까지 7차례의 협상에도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중단됐다. 그러는 동안 유럽연합(EU)은 1999년 개시한 협상을 지난 1월 타결해 지난 5월부터 TA를 잠정 적용했고, 일본도 지난달 30일 메르코수르와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개시했다. EPA는 TA보다 시장 개방과 경제 협력의 수준이 포괄적이다. EU와 일본은 완성차 시장에서 한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데다, 한국처럼 핵심 광물과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남미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이 조속한 협상 재개를 위해 브라질과 고위급 채널을 가동하기로 한 이유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메르코수르의 한국 완성차에 대한 관세 장벽 제거 ▶한국의 메르코수르 쇠고기 등 농축산물에 대한 시장 개방 등이다. 메르코수르는 수입 완성차에 최고 3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한국 완성차 입장에선 매우 불리한 환경이다. 이번 남미 순방에는 4개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동행했다.

반면 쇠고기·옥수수·대두 등 세계 식량 시장의 ‘큰 손’인 메르코수르는 한국의 까다로운 검역 요건과 농축산업계의 저항이 걸림돌이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2월 “쇠고기 수출을 위한 위생 검역 요건이 조속히 마무리된다면 한국 소비자에게도 이익”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번에는 “내년 한국 측의 브라질 도축장에 대한 현지 실사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브라질 자유당(PL) 대선 후보로 선출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PL 전당대회에서 각각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과 브라질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브라질 자유당(PL) 대선 후보로 선출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PL 전당대회에서 각각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과 브라질 국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르코수르 회원국 사이의 관계도 변수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자유당(PL) 전당대회에 참석해 좌파를 ‘쓰레기’라고 부르며 우파 성향 야당 대선후보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공개 지지했다. 브라질은 10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플라비우는 룰라 대통령이 승리한 2022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징역 27년형이 확정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이다. 이번 일로 브라질 외교부가 아르헨티나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등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는 중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메르코수르를 주도하는 핵심국인 만큼 양국 관계는 한국과의 협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농축산물 시장 개방과 검역 문제보다 더 큰 문제는 한국과의 TA 타결에 대한 메르코수르 내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국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협상 재개를 요청했지만, 메르코수르 측이 호응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 대통령이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도 방문하는 만큼 회원국마다 다른 이해관계와 내부의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잘 헤쳐나갈 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했다.



하준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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