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각종 정부 복지사업의 잣대가 되는 기준 중위소득이 내년 4인 가구 기준 올해보다 6.7% 오른 692만9885원으로 결정됐다. 역대 최고 수준의 인상률이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0차 중앙생활보장위원회(중생보위)를 열고 2027년도 기준 중위소득과 산정방식, 기초생활보장 급여별 선정기준 및 최저보장수준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준 중위소득은 전체 국민 가구소득을 줄 세웠을 때 가장 가운데에 있는 값으로, 의료·생계 급여와 같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포함한 15개 중앙부처 80개 복지 사업의 선정 기준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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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중위소득, 올해 4인 693만원…역대 최고 인상
이날 의결로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은 4인 가구 기준 올해 649만4738원보다 43만5147원(6.7%) 오른 692만9885원이 됐다. 6.7%는 기준 중위소득 결정이 시작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로, 종전 최고치인 올해 증가율(6.51%)을 다시 넘어섰다. 4인 가구의 기준 중위소득 증가율은 2022년 5.02%를 시작으로 올해 6.51%, 내년 6.7%를 기록하며 6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1인 가구의 내년 중위소득은 올해 256만4238원보다 17만1804원(6.7%) 오른 273만6042원이다. 복지부는 “최근 빈곤 심화와 ‘K자형 양극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역대 최대 수준의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초생활보장 급여별 선정기준은 올해와 같이 생계급여 32%, 의료급여 40%, 주거급여 48%, 교육급여 50%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생계급여 최대 지급액은 4인 가구 기준 올해 207만8316원에서 내년 221만7563원으로, 1인 가구는 82만556원에서 87만5533원으로 각각 오른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을 손질한 데 있다. 그동안 기준 중위소득은 전년도 기준 중위소득에 가계금융복지조사(가금복) 중위소득의 최근 3년 평균 증가율인 ‘기본 증가율’과 별도의 ‘추가 증가율’을 반영해 산정해왔다. 이 방식은 2020년 결정돼 2021년부터 2026년까지 6년간 적용됐다.
그러나 기준 중위소득 산정의 기초 자료인 가금복은 축적 기간(2020~2024년)이 짧아 연도별 변동성이 크고, 기준 중위소득 결정에 활용되는 자료도 3~5년 전 값이어서 최근 소득 변화를 제때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전문가와 관계부처 등이 참여하는 기준 중위소득 산정방식 개편 TF(태스크포스)를 운영하며 새로운 산정방식의 주요 쟁점을 검토해왔다. 이에 따라 기존 산정 원칙(기본 증가율)은 유지하면서도 가금복 중위소득의 변동성과 시차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최신 소비자물가지수와 실질경제성장률(GDP) 등 주요 사회·경제 지표를 반영해 증가율을 보정할 수 있도록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소비자물가지수와 실질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최신치와 올해 말 전망수치가 반영되기 때문에 최근 경제 상황을 기존 방식보다 더 충실히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생보위는 새 산정방식을 앞으로 3년간 적용한 뒤 향후 기준 중위소득 산정 방식의 명확성과 구체성을 높이기 위한 관련 규정 개선 여부도 검토하기로 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최근 하위소득계층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소득격차가 확대되는 등 어려운 국민의 생활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도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로 인상한 것은 가장 어려운 국민의 생활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