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미국 워싱턴 D.C.에서 크리스 라이트(Chris Wright)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산업통상부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에 약 29조원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미국 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고, 국내 건설·발전설비 기업의 수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28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에 총사업비 198억 달러(약 29조원)를 투입해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을 놓고 미국 측과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2~25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을 만나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발전소 설비용량은 약 6.4GW(기가와트)로 계획됐다. 가스터빈발전 1.4GW와 가스복합발전 5GW를 합친 규모다. 설립 부지와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천연가스 장기 공급처도 확보됐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2030년 1단계 상업 운전에 들어간다.
정부가 이 사업을 1호 투자 대상으로 검토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인근에 5GW 규모로 조성될 예정인 AI 데이터센터에 공급된다.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끊김 없는 전력 공급이 필요한 만큼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하면 일정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투자 수익률이 연 5%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김정관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캐시 플로(현금 흐름)가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무래도 더 나은 프로젝트”라며 “그런 부분에서 유리한 프로젝트가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은 프로젝트별로 설립되는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추진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한미전략투자기금을 활용해 SPV에 자금을 투입하고, 발전소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을 바탕으로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구조다.
국내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주목된다. 삼성물산 등 국내 건설사가 발전소 설계·조달·시공을 맡고,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가스터빈과 발전설비를 공급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향후 가스발전을 보완하기 위한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추가되면 국내 배터리 기업까지 수혜가 확산될 수 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달 한미전략투자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미국 측에 공식적인 사업 추진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후 미국 투자위원회 심의와 대통령 승인 등을 거치면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로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