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임현동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1소위원회가 28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피해자 권익 보호 방안이 충분치 않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직접 수사가 원천 금지되는 형사 사법 체계가 목전에 다가왔다.
1소위가 열리자 국민의힘은 사회적 약자의 피해 우려 등을 이유로 보완수사권 폐지에 적극 반대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 수사권 자체를 원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지만,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민주당은 결국 강행 처리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검사의 수사권 ‘완전 박탈’이다. 검사는 보완수사를 포함한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만 할 수 있다. 경찰은 검사의 요구 시 1개월 내에 보완수사를 해야 한다. 1개월 내 수사 마무리가 어려우면 1개월을 연장할 수 있게 했다.
민주당은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민생 피해 우려가 제기되자 보완책도 마련했다. 경찰이 7대 사회적 약자(아동 학대, 가정 폭력, 성범죄, 아동 성범죄, 스토킹, 장애인 학대, 노인 학대) 범죄는 검찰에 ‘전건송치’를 하게 하는 법안을 추가로 처리할 방침이다. 전건송치는 경찰이 수사 기록을 무조건 검찰에 넘기게 하는 제도다.
검사가 전건송치된 기록을 보다가 미흡한 점을 발견하면 경찰에 보완수사 또는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검사는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경찰관의 직무 배제 또는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이 중대 범죄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 대상 보완수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법안도 처리할 계획이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은 “7대 범죄 검찰 전건 송치와 중수청 보완수사 근거 마련 법안은 10월 전에는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소청과 중수청은 10월 2일 개청 예정이다.
피해자 권익 보호 방안도 신설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 등 이의제기 주체에 ‘고발인’도 포함한다. 고소인 등엔 이의신청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 및 복사 권한도 준다. 검사에겐 피해자의 의견을 청취하는 권한을 부여한다.
민주당은 경찰이 검사에 통보만 하고 피의자를 긴급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검토했지만, 인권 침해 우려 등으로 검사의 승인을 받게 하는 기존 안을 유지키로 했다. 당초 민주당이 발의한 개정안엔 경찰이 검사의 통제 없이 피의자를 48시간 동안 체포해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지만 “긴급체포가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중앙일보의 지적〈7월 28일자 1면〉에 따라 관련 규정이 빠지게 됐다.
민주당은 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을 2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하고 3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당론으로 공식화한 이후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왔다.
소위는 ‘선거관리위원회 특검법안’도 논의했지만 처리하지는 못했다. 양당 원내지도부가 수사 대상 범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