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10년 전 큰 피해를 남긴 구마모토 지진의 악몽을 떠올리며 불안에 떨었다.
28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발생한 지진으로 구마모토현 우키시와 히카와마치 등에서는 강한 흔들림이 관측됐다. 도로가 솟아오르고 돌담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강한 진동을 경험한 주민들은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상황이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우키시에 사는 89세 남성은 “덜컹덜컹하며 좌우와 상하로 10∼20초 정도 흔들렸다”며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보다 더 심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28일 일본 구마모토현 야쓰시로에 위치한 닛폰 제지 야쓰시로 공장에서 지진 여파로 굴뚝이 무너졌다. 로이터=연합뉴스
히카와마치의 한 요양원 여성 직원은 “책상을 붙잡고 있어도 몸을 지탱할 수 없었다”며 “입소자와 직원 모두 넘어져 다쳤다”고 전했다.
히카와마치 면사무소 직원 사카이 히로히로는 “좌우 흔들림이 심했다.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였고, 마치 내던져진 듯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도 피해를 입었던 구마모토현 마시키마치 쓰모리 신사의 관계자 이카이 요조는 “본당이나 문이 다시 기울어지면 어쩌나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으로 이 신사에서는 석등 2개가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구마모토현 가미아마쿠사시의 한 료칸에서는 술과 식기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수도관 파손으로 바닥이 물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다. 료칸 관계자는 “이제 막 성수기에 들어섰는데 벌써 예약 취소가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일본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쇼핑몰 한쪽 벽면이 손상됐다. AFP=연합뉴스
진도 6약이 관측된 구마모토현 미후네마치에서는 읍사무소 직원 시모다 요키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을 떠올리게 하는 흔들림이라 무서웠다”며 “주변 주택의 기와가 보는 곳마다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일본 기상청의 진도는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서 사람이 느끼는 흔들림과 주변 피해 정도를 나타내는 상대적 지표다.
이번 지진으로 신칸센 등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발이 묶인 승객들도 있었다. 구마모토에 사는 한 남성은 후쿠오카 하카타역에서 “후쿠오카에 놀러 왔다가 오늘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기다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민들 사이에서 10년 전보다 흔들림이 강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추가 피해 규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16년 4월 16일 발생한 규모 7.3의 구마모토 지진으로 275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50명은 건물 붕괴 등 지진 직후 발생한 사고로 숨졌고, 나머지는 피난 생활 중 건강 악화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주택 8657동이 완전히 파괴됐고, 최대 18만4000명에 달하는 주민이 피난 생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