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한라봉 모공’ 먼저 잡았다…출발부터 달랐던 ‘K뷰티 백두봉’

중앙일보

2026.07.28 08:0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에이피알(APR) 신재하 부사장이 서울 송파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에이피알(APR) 신재하 부사장이 서울 송파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K뷰티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3000만 달러(약 16조6969억원)로, 미국을 꺾고 프랑스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K뷰티 열풍의 중심엔 혜성같이 등장한 에이피알(APR)이 있다. 2014년 설립해 10년 여 만에 뷰티 업계 시가총액 1위(28일 종가 기준 12조4800억원)가 됐다.

에이피알 창립 멤버인 신재하 부사장(43·최고재무관리자)은 “올해 목표 매출이 3조원인데 계획대로라면 단일 뷰티 브랜드로는 최대 성과”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신 부사장은 홍콩계 사모펀드 헤드랜드캐피털에서 스타트업을 발굴하면서 에이피알 김병훈 대표를 만나 창업에 합류했다. 에이피알은 첫 제품부터 ‘마케팅 히트작’을 내놨다. 신 부사장은 “당시 쿠션 파운데이션으로 표면이 오돌도돌한 한라봉을 톡톡 두드리자 매끈하게 바뀌는 영상을 만들었다”며 “아름다운 모델이 ‘예뻐지세요’라는 추상적인 메시지를 던지던 화장품 업계가 뒤집어졌다”고 자랑했다. 모공 속 노폐물을 닦아내는 토너 패드인 ‘제로 모공 패드’도 메가 히트를 쳤다.

하지만 카피 브랜드가 쏟아지면서 수익이 줄어들었다. 신 부사장은 “이 즈음 마케팅도, 제품도 어차피 베끼고 따라 하는 건 막을 수 없으니 아예 시장을 개척해 독보적인 입지를 다져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이때 눈에 띈 것이 홈 뷰티 디바이스(기기)다. 에이피알은 ‘집 안의 피부과’를 콘셉트로 ODM(제조사 개발·생산) 업체와 제품 개발에 나섰고 자체 공장과 연구개발센터에 임상연구기관까지 만들었다. 신 부사장은 “국내 임상업계 최대 고객일 정도로 임상에 많이 투자했고 이게 ‘메디큐브’ 브랜드 정체성의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신 부사장은 K뷰티의 기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화장품 개발의 상당 부분을 ODM이 맡는데 국내 ODM은 4400여 곳으로, 미국(600개)·프랑스(400개)·일본(100개)보다 훨씬 많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제형이나 품질이 더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안티에이징의 대중화’도 중요한 변수다. 그는 “이제 소비자들이 화장품만으로 안티에이징을 이룰 수 없다는 걸 안다. 제품력 좋은 저렴한 화장품으로 바꿔서 아낀 비용을 홈 뷰티기기 등에 쓰고 있다”고 했다.

신 부사장은 “현재 50여 곳의 ODM과 신제품을 개발 중인데, 각사에서 샘플을 만들어오면 에이피알 내부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로 최종 업체를 선정한다. 이런 까다로운 과정이 경쟁력을 자신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현주([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