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월드컵 대회 기간 벌어진 각종 논란과 관련해 국제 축구계의 설왕설래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잔니 인판티노(사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자신과 FIFA를 향한 비판 목소리에 대해 “펜과 종이, 스크린 뒤에 숨은 채 증오에 사로잡혀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들”로 규정하면서 “당신들이 숨어 있는 동안 FIFA는 최고의 대회를 조직하고 열심히 일했다”고 직격한 게 새로운 논란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27일 FIFA 홈페이지에 5개 언어로 성명서를 게시했다. 이를 통해 월드컵 기간 특정 국가 출신자에 대한 미국의 입국 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개입에 따른 미국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 징계 유예 등 논란을 불러 일으킨 상황에 대한 안팎의 비판을 조롱 섞인 문장으로 반박했다.
우선 입국 제한 논란과 관련해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대회 기간) 폭력 등 불미스런 사건이 없었고 안전과 보안이 100% 보장됐다”며 “비자가 거부된 소수의 사람만 언급하면서 전 세계 수백만 명이 비자 승인을 받은 사실은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대표팀이 비자를 받고 입국할 수 있었던 건 축구가 평화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란 선수단은 장기 체류를 불허한 미국 당국의 결정에 따라 조별리그 당시 멕시코에 머물며 경기 전후로 출퇴근하듯 미국을 오갔다.
직전 경기 레드카드 여파로 벨기에와의 16강전 출전이 불가능했던 발로건의 징계를 트럼프 대통령 부탁을 받고 유예한 건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심판 판정이나 이상한 징계에 대한 유예 조치는 세계 주요 리그에서 용인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난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 분들은 잠시 시간을 내 생각·명상·기도를 하거나 축구 경기를 보며 선수의 얼굴·눈빛·감정을 관찰해 보라”고 비꼬았다.
AP통신과 BBC, 골닷컴 등 주요 매체와 유럽 축구계는 인판티노 회장의 성명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정당한 비판을 증오나 거짓 소문으로 격하하는 이례적 공격”이라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인판티노 회장의 주장을 재반박하며 날카로운 대립각을 유지했다. “100% 안전하고 사건·사고가 없었다”는 주장과 관련해 해당 매체들은 결승전 직후 아르헨티나와 스페인 선수 간 물리적 충돌, 대회 내내 이어진 인종차별, 소말리아 심판에 대한 입국비자 거부 등을 거론하며 “명백한 사실관계를 외면한 거짓 해명”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