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9년 전 KBO 팀의 오퍼를 받을 때만 해도 상상 못한 일이다. LA 다저스 프랜차이즈 통산 홈런 2위에 오른 맥스 먼시(35)의 인생 역전 스토리는 아무리 들어도 지겹지 않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먼시에게 던진 10가지 질문과 답변을 전했다. 먼시는 지난 2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다저스 통산 229호 홈런을 기록, 론 세이(228개)를 제치고 LA 연고지 이전 이후 다저스 프랜차이즈 홈런 2위로 올라섰다. 에릭 캐로스(270개)만이 먼시보다 더 많이 넘겼다.
지난 2015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먼시는 2017년 시범경기를 마친 뒤 방출됐다. 오클랜드에서 2년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방출되면서 은퇴를 고민했다. KBO 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은퇴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있던 상황이라 거절했다.
MLB.com과 인터뷰에서 먼시는 “거의 은퇴를 결심한 상태였다. 은퇴를 했다면 코치를 했을 것이다. 야구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깊어 야구 이외 다른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스스로 그런 대화를 나눌 때 선수로 더 이상 뛰지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야구 관련 일을 할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떠올렸다.
그때 먼시에게 손을 내민 팀이 다저스였다. 마이너리그 계약이었지만 먼시에겐 새로운 기회였다. 그는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만 더 받고 싶었다. 다저스는 그 기회를 준 유일한 팀이었다”며 “그때만 해도 지금 같은 모습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을 뿐이었다. 야구를 즐기는 것 외에는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다”고 다저스와 계약 당시를 돌아봤다.
[사진] LA 다저스 맥스 먼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7년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에서 한 시즌을 보낸 먼시는 2018년 콜업 후 잠재력을 폭발했다. 2019년 첫 올스타에 선정되며 2년 연속 35홈런을 터뜨렸고, 올해까지 9년째 중심타자로 롱런하고 있다. 다저스에서 9년간 통산 1021경기 타율 2할3푼4리(3398타수 795안타) 229홈런 635타점 OPS .844. 올스타 3회, 월드시리즈 우승 3회 커리어를 쌓았다.
다저스 와서 그야말로 인생이 바뀌었다. 먼시는 “가장 큰 변화는 야구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야구를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지에 대한 관점을 바꾼 것이었다. 정신적인 변화로 커리어가 달라졌다”며 “결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멈췄다. 그저 야구를 즐기면서 어릴 적부터 사랑해온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었다. 예전에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했다. 마음가짐이 180도 완전히 바뀌었다. 덕분에 스트레스 없이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멘탈 변화를 이끌어낸 사람은 아버지였다. 먼시는 “내가 아는 야구의 모든 것을 아버지가 가르쳐줬다. 야구를 사랑하는 마음도 아버지가 가르쳐줬다. 아버지와 마주앉아 대화를 하면서 은퇴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버지 덕분이다”며 또 다른 아버지 같은 존재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을 꼽았다.
[사진] LA 다저스 맥스 먼시가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버츠 감독은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한다. 아버지 같은 사람이다. 로버츠 감독 밑에서 9년째 뛰고 있는데 그는 내가 최고일 때와 최악일 때 모습을 모두 지켜봤다. 나에 대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로버츠 감독에 대해 칭찬할 말이 부족하다. 내게 모든 것을 의미하는 사람이다”고 절대적인 신뢰를 나타냈다.
어느덧 35세 베테랑이 됐지만 성적이 떨어지지 않는다. 올 시즌에도 먼시는 97경기 타율 2할5푼6리(320타수 82안타) 20홈런 48타점 OPS .851을 기록 중이다. 타격도 좋지만 3루 수비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수비에서 실점을 막아낸 수치인 DRS가 3루수 4위(+8)에 랭크돼 있다.
먼시는 “지난 몇 년간 많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올해는 건강하다. 이전보다 더 많이 경기장에 나설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라며 “수비는 올해 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드디어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의 수비를 하고 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정말 힘든 일이었지만 그게 바로 내가 이룬 성과”라고 뿌듯해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