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명문 덕수고가 대통령배 결승에 진출했다. 17년 만의 정상 도전에 유격수 엄준상이 앞장선다.
덕수고는 28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포항시·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 LG·삼다수·한국스포츠레저 협찬) 준결승에서 군산상일고를 17-3으로 이겼다. 덕수고는 2008년과 2009년 2연패를 달성했다. 2010년엔 준우승을 했고, 16년 만에 다시 결승에 올랐다.
2023년 우승 이후 3년 만의 결승행을 노렸던 군산상일고는 4강에서 멈춰섰다. 전날 호투를 펼친 함석헌-방재상 원투펀치가 투구수 제한으로 등판하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덕수고는 손쉽게 선제점을 올렸다. 상일고 선발투수 문수혁이 두 타자 연속 볼넷을 주고 내려갔고, 두 번째 투수 장은진도 볼넷을 연달아 내주면서 안타 없이 2점을 뽑았다. 상일고도 덕수고 선발 박현민의 제구난조를 틈타 곧바로 추격했다. 사사구 4개로 1점을 따라붙었다.
2회부터 흐름이 완전히 덕수고로 넘어갔다. 덕수고는 2회 2점, 3회 5점, 4회 2점을 뽑아 순식간에 11-1로 달아났다. 5회에 잠시 득점 행진을 멈춘 덕수고는 6회 4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애리조나와 계약한 덕수고 3학년 엄준상. 사진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한 3번 타자 엄준상은 4타수 3안타(2루타 1개) 2타점 1득점 1희생타 1볼넷으로 맹활약했다. 모든 타구의 속도가 시속 160㎞를 넘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수비에서도 강한 어깨와 운동 능력을 뽐내면서 9월 아시아청소년선수권 대표로 뽑힌 이유를 증명했다.
그동안 해외 진출 선수들은 청소년 대표로 뽑지 않는 불문율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거쳐 엄준상이 발탁됐다. 엄준상은 “내가 잘 해야 해외 진출하는 후배들에게도 기회가 열린다.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며 “청소년 대표팀 소집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봉황대기도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엄준상은 계약을 위해 미국에 다녀왔다. 직접 선수들을 보면서 꿈도 더 커졌다. 그는 “좀 더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았다. 아직 정확하게 일정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10월 쯤 도미니카 교육리그를 갔다가 미국으로 가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덕수고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대통령배다. 엄준상도 덕수고가 유독 대통령배 우승컵과 인연이 없는 걸 안다. 엄준상은 “(김)대승이가 (투구수 제한으로)못 던지지만 이길 자신이 있다.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덕수고와 유신고의 결승전은 30일 오전 9시 30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