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에 출연했다. 사진 빅히트뮤직=연합뉴스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정규 5집 ‘아리랑’과 수록곡들을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출품하지 않는다.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는 29일 각자의 소셜미디어에 “저희는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 출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늘 함께해 주는 ‘아미’(팬덤명)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BTS의 이같은 출품 거부는 지난달 중순 그래미가 ‘최우수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를 포함한 총 5개의 카테고리를 새롭게 도입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보이콧으로 풀이된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왼쪽부터)과 진, 뷔, RM, 슈가, 정국, 지민이 지난달 13일 오후 부산시 연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부산' 콘서트에서 글로벌 아미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 뮤직=뉴스1
그래미는 K팝을 아우르는 아시안 팝 전용 부문을 신설했다. 해당 부문은 K-팝, J-팝(일본 팝), C-팝(중국 팝)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에서 유래하거나 글로벌 시장에서 널리 인정받는 팝 음악 중, 하나 이상의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한 작품의 예술적 우수성을 심사해 가창 및 연주 아티스트에게 수여한다. 그래미가 아시아 음악만을 위한 특별 부문을 신설한 건 처음이다. 이번 아시안 팝 카테고리가 아시아 문화 고유의 음악성을 온전히 보존하고 조명하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긍정 평가가 나왔다.
이에 미국 주요 시상식의 승률 예측 전문 매체인 골드 더비를 비롯해 현지 언론 대부분은 이 분야의 첫 수상 유력자로 ‘K팝’과 ‘BTS’를 꼽았다. 방탄소년단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팝 아이콘인데도 그간 그래미에서 유독 엄격한 장벽에 부딪히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BTS는 빌보드 메인 차트 정상 등극, 월드 투어의 잇단 매진 등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고도 유독 그래미 만은 수상에 난항을 겪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파리’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빅히트 뮤직=뉴스1
그래미의 해당 상 신설 발표 이후 우려도 이어졌다.
K-팝과 아시안 팝을 주류 서구 음악 리스트로부터 격리해 ‘올해의 노래’나 ‘올해의 레코드’ 등 본상 경쟁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일종의 ‘게토화(Segregation)’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