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로컬 충돌에 노숙자 지원금 묶여
Los Angeles
2026.07.28 23:10
가정폭력 피해자 등 약자에 불똥
비영리 12곳 1000만불 못 받아
지원 공백에 서비스 축소 우려
최대 2억4000만불 중단 가능성
연방정부와 LA홈리스서비스국(LAHSA)의 힘겨루기에 노숙자 지원금 수천만 달러가 발이 묶였다. 행정기관 간 갈등의 대가는 노숙자와 가정폭력 피해자 그들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가 치르고 있다.
LA타임스는 28일 연방 지원금 약 1000만 달러가 승인된 비영리기관 12곳이 계약 지연으로 지원금을 받지 못한 채 자체 예산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단은 연방 주택도시개발부(HUD)가 지난 6월 11일 LAHSA의 자금 관리 부실과 이해관계 충돌 의혹을 이유로 연방기금 관리 권한을 잠정 중단하면서다.
LAHSA는 즉각 HUD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법원은 다음 달 6일 양측의 주장을 들을 예정이다.
문제는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지원금 지급도 함께 멈췄다는 점이다. HUD는 이미 계약이 끝난 사업에는 계속 돈을 지급하고 있지만 계약이 완료되지 않은 사업은 손을 놓고 있다.
현재 발이 묶인 지원금은 약 1000만 달러다. 그러나 HUD가 LAHSA에 연방기금을 관리할 자격이 없다고 결론 내리면 약 2억4000만 달러 규모의 노숙자 지원금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 지원단체로 번지고 있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유대인가족서비스LA(JFSLA)는 30만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받기로 했지만 4개월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시설 운영비도 자체 예산으로 메우는 중이다.
엘리 바이처 최고경영자(CEO)는 “도움이 가장 절실한 사람들이 행정 공백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운타운여성센터도 420만 달러의 지원금을 기다리며 매달 약 20만 달러를 먼저 쓰고 있다. 에이미 터크 CEO는 “언제 계약이 체결될지, 지출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노숙자 지원단체인 피플컨선도 72만7000달러 규모의 계약 2건이 보류됐다. 존 마세리 CEO는 사태가 길어지면 노숙자에게 숙소와 식사, 샤워 시설을 제공하는 임시 주거 서비스부터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UD는 계약이 끝난 사업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고도 계약을 맺지 못한 사업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
더 큰 문제는 LA 지역 노숙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 점이다. LAHSA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노숙자 수는 전년보다 3.4% 증가해 2년간 이어진 감소세가 꺾였다. 가정폭력으로 노숙자가 된 사람은 1년 새 43%나 늘었다.
정부와 행정기관의 갈등이 길어질수록 가장 큰 피해자는 노숙자와 가정폭력 피해자 등 사회적 약자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