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티와 직접 협의해 홍해 통항 확보…사우디산 원유 수송 유지”
중앙일보
2026.07.29 01:35
2026.07.29 18:23
지난 27일 홍해 바브알멘데브 해협을 항해하는 화물선. AFP=연합뉴스
중국이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와 직접 협의해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실은 중국행 유조선의 홍해 통항을 보장받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가운데 에너지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이란 고위 당국자 등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후티 측에 자국 유조선의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항을 허용해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후티는 지난 20일 사우디 항만 봉쇄를 선언한 뒤 국제 해운업계에 사우디 항만에서 화물을 싣거나 내리는 모든 선박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후티의 발표 이후 가장 먼저 접촉에 나선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중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송이 어려워지자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의 얀부항 등을 통한 원유 공급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왔다.
얀부항에서 출항한 유조선이 중국으로 향하려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예멘이 이 해협의 동쪽 해안을 끼고 있어 후티의 통항 허용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로이터에 따르면 얀부항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향하면 평균 16일이 걸리지만, 봉쇄 여파로 수에즈운하를 지나 아프리카를 우회할 경우 운항 기간은 약 50일로 3배 이상 늘어난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 선박 추적업체 마린트래픽 자료에 따르면 후티의 제한 조치 발표 이후에도 사우디 항만에서 출항한 중국행 원유 운반선 최소 4척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식통은 중국 선박의 안전이 일괄적으로 보장되는 방식이 아니라 선박마다 후티 측과 개별적으로 통항 허가를 조율해 승인받는 형태라고 전했다.
후티와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도 중국과 후티가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사우디산 원유의 중국 수송 문제를 놓고도 과거부터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과 이란, 후티 측은 이번 보도와 관련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의 이번 움직임은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등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가 동시에 위협받는 상황에서 원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