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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외모’보단 ‘득점기계’로 불리고 싶다”...‘5경기 5골’ FC서울 정승원

중앙일보

2026.07.29 01:36 2026.07.2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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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세리머니 다시 펼친 FC서울 공격수 정승원. 피주영 기자

골 세리머니 다시 펼친 FC서울 공격수 정승원. 피주영 기자

가까이서 보니 아이돌 그룹 멤버가 따로 없었다.

뽀얀 피부에 큼직한 눈망울 그리 오똑한 콧날. 실물이 연예인 뺨치는 선수라는 소문은 과장이 아니었다. 프로축구 K리그1에서 구름떼 소녀팬을 몰고 다닌다는 FC 서울의 공격수 정승원이 주인공이다. 최근 정승원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매 경기 골을 터뜨리는 화끈한 경기력에 팬 서비스로 화려한 골 세리머니를 펼쳐서다. 소속팀 서울(승점 42)은 리그 단독 선두다. 10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올 시즌 ‘그라운드의 아이돌’에서 수퍼스타로 우뚝 선 정승원을 28일 경기도 구리의 서울 훈련장에서 만났다.

정승원 윙크 세리머니 장면. 사진 정승원 SNS

정승원 윙크 세리머니 장면. 사진 정승원 SNS

“제 입으로 얘기하기 쑥스럽지만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민호, 배우 지창욱 닮았단 얘기를 많이 들어요. 기분 좋지만, 저 욕심이 많은 편이거든요. 잘생겼단 얘기만 듣는 건 싫어요.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죠. 무엇보다 서울 우승한다면 결정적 역할 한 선수로 역사에 기록되고 싶어요.”

포부대로 정승원은 현시점 K리그1에서 가장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 5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시작으로 리그 5경기에서 5골(시즌 1~5호 골)을 몰아치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 중이다. 이 기간 서울도 승점 10(3승1무1패)을 쓸어 담으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정승원은 지난 시즌엔 33경기에서 2골에 그쳤다. 골 결정력이 아쉬웠던 이유는 왼발을 주 발인 오른발처럼 자유자재로 못 쓴 탓이다. 찬스에서 왼발을 못 써 골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16골을 목표로 삼은 정승원. 피주영 기자

16골을 목표로 삼은 정승원. 피주영 기자

“제 축구인생이 이렇게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업그레이드를 결심했죠. 비시즌 휴가 때 안 놀고 사설 훈련장에서 왼발 슛 정확도와 파워를 기르는 데 모든 힘을 쏟았어요. 시즌 전 동계훈련 때도 마찬가지로 팀 훈련 뒤 홀로 슛 연습했고요. 근육에 무리가 오면 치료 받았고, 호전되면 곧장 슛 훈련해서 ‘독종’ 소리까지 들었고요. 덕분에 왼발이 디딤발이 되는 오른발 슛까지 덩달아 좋아지더라고요.” 정승원은 올 시즌 5골 중 2골을 왼발로 해결하며 훈련 성과를 톡톡히 봤다.

여기에 골을 넣을 때마다 다른 세리머니를 선보여 인기는 더 치솟았다. 특히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전 1-1로 맞선 후반 24분 왼발 슛으로 결승 골을 터뜨린 뒤 중계카메라를 손으로 가리키며 펼친 윙크 세리머니는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정승원은 “2008 베이지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혼합복식)을 딴 이용대 선배의 윙크 세리머니를 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면서 “항상 3개의 골 세리머니를 준비해서 경기에 나간다. 해트트릭을 하겠단 각오와 팬들의 응원에 대한 보답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16골을 넣고 득점왕을 먹는 게 목표라서 새로운 세리머니 11개를 준비해뒀다. 기대해도 좋다”고 예고했다.

MVP-득점왕-우승을 모두 노리는 FC서울 정승원. 피주영 기자

MVP-득점왕-우승을 모두 노리는 FC서울 정승원. 피주영 기자

곱상한 외모와 달리, 정승원은 거친 몸싸움을 마다 않는 ‘파이터형’이다. 23일 포항전에선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낸 탓에 기자회견 답변 도중 허벅지에 쥐가 나 응급조치를 받고 서야 웃을 되찾은 일도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 체격이 작아서 많이 뛰고 열심히 뛰어야 했다. 무엇보다 볼을 예쁘게 차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면서 “‘유니폼 등번호 7번에 깃을 세우고 뛰는 것(칸토나 전매특허)’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 ‘카리스마형 주장’이자 ‘터프가이’ 에릭 칸토나를 닮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며 ‘우승과 득점왕이면 만족하겠느냐’고 물었다. “우승과 득점왕은 당연히 해야 하고요. 시즌 MVP가 최종 목표죠.” 여유로운 아이돌 미소 뒤엔 악바리 정승원의 얼굴이 보였다.
구리=피주영 기자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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