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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외벽 너덜너덜한 '이온몰'…폭격 맞은 것 같은 구마모토 거리

연합뉴스

2026.07.29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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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로 무너진 이온몰, 철골 구조물·배관 드러나…부근 삼엄한 통제 진원지로 갈수록 주택 피해 심각…탈선 열차도 그대로 남아
[르포] 외벽 너덜너덜한 '이온몰'…폭격 맞은 것 같은 구마모토 거리
폭발로 무너진 이온몰, 철골 구조물·배관 드러나…부근 삼엄한 통제
진원지로 갈수록 주택 피해 심각…탈선 열차도 그대로 남아

(구마모토=연합뉴스) 이도연 특파원 = "어디서 오셨습니까. 어떻게 들어오셨죠. 들어오면 안 됩니다."
지난 28일 규모 7.1 강진 이후 폭발이 발생해 다수의 사상자가 나온 일본 구마모토현 가시마마치의 대형 쇼핑몰 '이온몰 구마모토'.
강진 발생 다음날인 29일 이온몰 구마모토 인근은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채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이날 기자가 차로 접근한 쇼핑몰 한쪽 면은 전날 대형 폭발을 겪은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멀쩡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평소라면 쇼핑객들 발길로 붐볐을 대형 주차장은 텅 비어 있었고, 구조 작업 등을 위해 투입된 육상자위대 차 10여대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자위대 차들은 전면과 옆면에 '재해파견'이라는 표시를 달고 있었으며 모여서 이야기하는 자위대원들 모습도 보였다.
걸어서 둘러보기 어려울 만큼 넓은 쇼핑몰 부지에서는 자위대원과 취재진을 제외하면 차나 사람의 통행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일견 고요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현장 주변은 삼엄한 경계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온몰 앞 큰 도로로 접근하자 통제 직원이 "위험하다"며 막아섰다.
차 진입로는 모두 통제돼 있었다. 기자는 별도 통제선이 설치되지 않은 인도를 따라 광활한 주차장을 걸어 피해가 집중된 건물 반대편으로 향했다. 한참을 걷자 기자를 발견한 쇼핑몰 관계자가 굳은 표정으로 다가와 "어떻게 오셨죠"라고 물었다.
취재를 위해 왔다고 하자 "관계자 외에는 접근이 안 된다"며 단호한 표정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일본 언론 취재진도 "관계자들한테 막혀서 접근이 안 됐다"고 귀띔했다.
할 수 없이 온 길을 돌아가려던 도중, 경찰차 한 대가 달려와 기자 앞을 막아섰다.
경찰관 두 명이 차에서 급하게 내리더니 매서운 눈빛과 말투로 기자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신분증을 확인하고 수첩을 꺼내 이름, 생년월일, 소속, 주소 등을 적은 뒤 "다시는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인적 사항을 확인받은 후에야 현장을 벗어나 멀리서라도 폭발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반대편으로 접근하려 하자 그곳에서도 어김없이 통제 인력이 앞을 막아섰다.
통제 직원의 어깨너머로 본 이온몰 폭발 현장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폭발 충격으로 외벽 패널 등이 부서져 너덜너덜했고,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면서 건물 상층부 내부와 철골 구조물, 배관 등이 밖으로 드러난 상태였다.
안쪽으로는 천장이 내려앉아 부서진 자재들이 엉켜있는 모습이 보였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이온몰 폭발로 인해 현재까지 3명이 사망했다.

건물 안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삼엄한 통제 속에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일본 경찰청이 공개한 이온몰 내부 영상을 보면 참상이 심각했다.
영상에는 점포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의 벽과 기둥이 무너지고 파편이 바닥 곳곳에 흩어진 모습이 담겼다. 부서진 천장에서는 골조와 배선으로 보이는 물체들이 늘어져 있었다.

이온몰을 지나 진원과 가까운 우키시 쪽으로 접근하자 완전히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진원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는 구마모토 공항과 이온몰 주변에서는 폭발 피해를 입은 쇼핑몰을 제외하면 지진으로 파손된 건물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우키시를 향해 남쪽으로 이동할수록 거리 곳곳에 폭격을 맞은 듯한 지진 피해의 흔적이 나타났다.
민가 가운데 지붕 기와가 온전히 남아 있는 집을 찾기 어려웠고, 유리창이 깨져 길까지 파편이 튀어나온 곳도 있었다. 외벽에 금이 가 위태로운 주택과 옹벽의 콘크리트 블록 담장이 무너진 곳도 보였다.

고속도로가 통제돼 국도로 이동했는데, 이곳에서도 지진 여파로 도로가 갈라져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정체를 피해 들어간 도로에서는 전날 지진으로 인해 탈선한 채 그대로 남아있는 열차가 철길 건널목을 막고 있어 지나갈 수 없었다.

편의점 등은 지진으로 인해 진열대에서 떨어진 물건들을 정리하기 위해 '휴무' 안내문을 출입문에 써 붙였고 직원들이 매장과 밖을 분주히 오갔다.
길가에 있는 신사 석조 울타리와 석등이 무너진 곳도 있었고, 마을 스피커에서는 대피소 위치를 알리는 방송이 울려 퍼졌다.
복구에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가늠도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2016년 이후 10년 만에 또다시 강진을 마주한 구마모토 주민들은 지진의 공포 속에서도 당장 눈앞의 피해를 수습하고 생계를 챙겨야 하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었다.

우키시 히카와마치에서 마주친 한 주민은 기자가 다가가 말을 건네자 "지금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것들을 정리하러 가야 한다"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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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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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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