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숙사 경비원으로 일하며 학업을 이어오다 중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칭화대학교 대학원에 합격한 양샤오. SCMP 캡처
중국에서 대학 기숙사 경비원으로 일하며 학업을 이어온 30대 남성이 수차례의 실패를 딛고 중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칭화대학교 대학원에 합격해 화제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랴오닝성 선양 출신 양샤오(31)가 8번의 도전 끝에 칭화대 미술·디자인대학원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2013년 중국 대학입학시험(가오카오)을 치른 양샤오는 베이징 중앙미술학원에 입학해 2018년 졸업했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 미술학원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정착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품어온 ‘칭화대 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원 입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양샤오는 첫 시험에서 합격선보다 100점 이상 낮은 점수를 받았다. 그는 당시 만나던 여자친구에게 불합격 사실을 숨기고 “이미 대학원에 입학했다”고 거짓말했다. 이듬해 입시에서 합격해 이를 현실로 만들려 했지만 그는 다시 고배를 마셨고 자괴감에 여자친구와도 결별했다.
이후 여러 차례 재도전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쳤다. 온라인에서 만나 교제하던 여성이 병원비와 도박 빚 등을 명목으로 지속해서 돈을 요구했고, 양샤오는 이 과정에서 100만 위안(약 2억원)이 넘는 돈을 잃었다.
부모의 도움으로 빚을 정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운영하던 미술학원은 결국 폐업했다. 생계를 위해 1년 간 청소부로 일한 그는 이후 칭화대 캠퍼스 내 외국인 기숙사 경비원으로 취업했다. 낮에는 칭화대 강의실에서 청강하고 밤에는 경비 근무를 서는 틈틈이 유학생들과 대화하며 영어실력도 키웠다.
양샤오는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육체적인 피로는 견딜 수 있었지만, 현재의 삶과 갈망해오던 삶 사이의 극명한 차이에서 오는 정신적 고통이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근무 중 한 학부모가 자녀에게 ‘공부를 하지 않으면 저 사람처럼 된다’며 자신을 가리키는 일을 겪기도 했다. 양샤오는 큰 상처를 받았지만 이를 계기로 반드시 칭화대에 입학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굳혔다.
이후 경비팀장으로 승진해 급여가 늘면서 학업을 이어갈 여건도 한층 나아졌다. 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학술 세미나 참석을 위해 모아둔 돈 대부분을 항공권 구입에 썼고, 이후 이를 계기로 연구 분야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기도 했다. 마침내 올해 6월, 양샤오는 8년간의 고군분투 끝에 칭화대 미술·디자인대학원에 합격했다. 합격 기준보다 34점 높은 점수였다.
양샤오는 대학원에서 무형문화유산과 디지털 혁신 분야를 전공할 예정이다.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통상 3년인 석사 과정을 2년 안에 마친 뒤 전액 장학금을 받고 미국 하버드대 박사과정에 진학해 관련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