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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경기 5골…‘볼 맛’ 나는 이 남자

중앙일보

2026.07.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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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의 미남 공격수 정승원. 올 시즌에는 실력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피주영 기자

FC 서울의 미남 공격수 정승원. 올 시즌에는 실력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피주영 기자

가까이서 보니 아이돌 그룹 멤버가 따로 없었다. 뽀얀 피부와 큼직한 눈망울, 오똑한 콧날. 실물이 연예인 뺨친다는 소문은 과장이 아니었다. 프로축구 K리그1에서 구름떼 소녀 팬을 몰고 다니는 FC 서울 공격수 정승원 이야기다. 최근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매 경기 골을 터뜨리는 화끈한 경기력에 팬 서비스로 화려한 세리머니까지 더해서다. 소속팀 서울(승점 42)은 리그 단독 선두로 10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올 시즌 ‘그라운드의 아이돌’에서 리그 최고 스타로 우뚝 선 정승원을 28일 경기도 구리의 서울 훈련장에서 만났다.

“제 입으로 얘기하기 쑥스럽지만 아이돌 그룹 샤이니 멤버 민호, 배우 지창욱을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기분은 좋지만 만족하진 않아요. 잘생겼다는 얘기만 듣기는 싫습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죠. 무엇보다 서울이 우승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선수로 역사에 남고 싶어요.”

정승원은 골 못 넣는 지창욱보다 골 잘 넣는 ‘외계인’ 호나우지뉴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뜨거운 7월 들어선 잘 생긴 호나우지뉴다. 지난 5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시작으로 최근 5경기에서 5골(시즌 1~5호 골)을 몰아쳤다. 이 기간 서울도 승점 10(3승1무1패)을 쓸어 담으며 독주 체제를 갖췄다.

정승원은 지난 시즌 33경기에서 2골에 그쳤다. 골 결정력이 아쉬웠던 건 왼발을 주 발인 오른발처럼 자유자재로 쓰지 못한 탓이다. 찬스에서 왼발을 쓰지 못해 골을 놓친 경우가 많았다. “축구 인생이 이렇게 끝나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업그레이드를 결심했죠. 비시즌 휴가 때도 사설 훈련장에서 왼발 슛 정확도와 파워를 기르는 데 모든 힘을 쏟았습니다. 동계훈련 때도 팀 훈련 뒤 홀로 남아 슛을 연습했고요. 근육에 무리가 오면 치료받고 호전되면 곧장 다시 슛을 차 ‘독종’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덕분에 왼발이 디딤발이 되는 오른발 슛까지 덩달아 좋아졌죠.” 정승원은 올 시즌 5골 중 2골을 왼발로 해결했다.

배드민턴 이용대의 윙크 세리머니를 오마주해 화제를 모은 정승원. [사진 정승원 인스타그램]

배드민턴 이용대의 윙크 세리머니를 오마주해 화제를 모은 정승원. [사진 정승원 인스타그램]

여기에 골을 넣을 때마다 색다른 세리머니를 선보여 인기는 더 치솟았다. 특히 지난 23일 포항 스틸러스전(2-1 승)에서 왼발 결승 골을 터뜨린 뒤 중계카메라를 향해 펼친 윙크 세리머니는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정승원은 “2008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선배의 윙크 세리머니를 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며 “해트트릭을 하겠다는 각오와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는 의미로 항상 3개의 세리머니를 준비해 경기에 나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16골을 넣어 득점왕이 되는 게 목표라 새로운 세리머니 11개를 더 준비해 뒀다.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곱상한 이미지와 달리 정승원은 몸싸움을 즐기는 ‘파이터’다. 포항전에서는 모든 걸 쏟아부은 탓에 기자회견 도중 허벅지에 쥐가 나 응급조치를 받고서야 웃음을 되찾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체격이 작아 남들보다 훨씬 많이 뛰어야 했다. 볼을 예쁘게 차는 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유니폼 깃을 세우고 뛰는 것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터프가이 에릭 칸토나를 닮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며 ‘우승과 득점왕이면 만족하겠느냐’고 물었다. “우승과 득점왕은 당연히 해야 하고요. 최종 목표는 시즌 MVP입니다.” 깃을 세운 유니폼과 곱상한 아이돌의 미소 뒤로, 그라운드를 씹어먹으려는 ‘칸토나급’ 승부사 정승원의 강렬한 눈빛이 번뜩였다.





피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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