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비 멎어가고 시냇물이 맑아 온다
배 떠라 배 떠라
낫대를 둘러메니 깊은 흥을 못 금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煙江) 첩장(疊嶂)은 뉘라서 그려낸고
- 고산유고
여름은 아름답다 윤선도는 효종이 즉위하면서 왕명에 의해 조정에 나아갔으나 거듭 사직소를 올렸다. 마침내 1650년에 귀향해 보길도의 부용동에서 지냈다.
어부사시사는 봄·여름·가을·겨울 각 10수씩 모두 40수로 이뤄진 연시조다. 한시의 구절들을 재구성해 전래해오던 〈어부사〉와 농암 이현보의 연시조 〈어부단가〉를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초장과 중장 사이에는 배를 띄워 바다로 나갔다가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후렴구의 형식으로 담았다. 중장과 종장 사이에는 어부들이 배를 저을 때 나는 소리를 음차(音借)해 표기했다. ‘지국총’은 노를 저을 때 삐그덕이는 소리이며 ‘어사와’는 사람들이 노를 저으면서 힘을 모으기 위해 내는 감탄사다.
여름비가 그치고 시냇물이 맑으니 배를 띄운다. 낚싯대를 둘러메니 흥이 절로 나는구나. 안개가 자욱한 강과 첩첩으로 둘러싼 봉우리는 어느 화가가 그려낸 작품이란 말인가? 생명의 계절이요, 여행의 계절인 여름은 이토록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