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과 경제·외교 관계를 복원하는 동시에 미국·이스라엘과는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큰 피해를 겪은 뒤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정학적 위험은 줄이되 걸프 지역의 금융·물류 허브 지위는 지키려는 현실주의 외교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UAE는 지난 4월 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정(MOU) 체결 이후 이란과의 관계 복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바이발 이란 항공편을 재개했고, 전쟁 당시 해외에 머물던 UAE 거주 이란인 약 2만 명의 귀국도 허용했다. 두바이 항구에서 대이란 화물 운송을 재개하는 등 일부 교역도 다시 시작했다. 전쟁 초반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약 3000회 받은 UAE는 당시 매우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휴전 이후 ‘긴장 관리’로 방향을 튼 것이다.
반면 안보 분야에서는 미국·이스라엘과의 협력을 확대 중이다. UAE는 전쟁 기간 미국·이스라엘·한국·우크라이나의 방공체계와 영국·프랑스의 지원으로 이란 미사일과 드론 대부분을 요격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하는 등 미국과 더욱 밀착했다. 미국 역시 UAE에 첨단 무기와 인공지능(AI) 반도체 접근을 확대했다.
UAE의 이런 전략은 핵심 교역 상대국인 이란을 놓칠 수 없지만, 자국의 안보에 가장 도움이 되는 미국·이스라엘과의 협력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선택이란 분석이 나온다. UAE를 쫓아 중동 내 금융·물류 허브를 노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쟁도 그 배경에 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UAE는 경제와 안보를 분리하는 현실적 전략을 택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