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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탈 돈도 없다” “인생 최대 공포”…개미들 ‘주식 퇴학’ 선언

중앙일보

2026.07.29 08:21 2026.07.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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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투자를 그만두는 ‘주식 퇴학’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어제 주가가 떨어져 300만원 넘게 주식을 추가 매수했는데, 오늘 주가가 더 내려가니 하늘이 노랗다”며 “이젠 남은 돈도 없어 자포자기 상태”라고 했다. 이틀 만에 약 15% 손실을 봤다는 이모(25·여)씨는 “밖은 폭염인데, 내 주식 창은 파란불만 가득한 장마”라고 했다. 이씨는 “상승장일 때 주식을 뺐다는 친구들을 보면 괜히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이 직장 사무실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도 나온다. 30대 직장인 이모(여)씨는 “SK하이닉스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사무실 분위기도 같이 다운된다”며 “요즘엔 서로 조심스러워서 주식 관련해서는 말도 못 꺼낸다. 사무실 전체가 우울한 느낌이 들 정도”라고 했다. 경기도 과천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모(30)씨는 “부모님 세대가 겪었던 IMF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주가 폭락을 겪게 될 줄은 몰랐다”며 “흡연장에 가면 너도나도 돈 잃은 얘기만 한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얇아진 지갑 사정에 허리띠를 졸라매기도 한다. 공무원 박모(32)씨는 “1000만원을 훌쩍 넘었던 주식 평가액이 800만원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팔지도 못하고 돈이 묶였다”며 “저녁 약속부터 줄이고 식비를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다음 달 18일 카드 결제일이 돌아오기 전까지 주가가 다시 오르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식 투자를 중단하겠다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하루 만에 10% 손실을 봤다는 대학생 강모(22)씨는 “그나마 안전하다고 생각한 대기업 우량주에만 투자했는데, 이번 급락을 보면서 주식시장에 함부로 손대면 안 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얻었다”고 말했다. 직장인 류모(27·여)씨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불안)가 와서 국내 반도체 주식을 샀다가 13% 손실이 났다. 주식 앱 알람이 울릴 때마다 울고 싶다”고 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포착된다. 한 이용자는 주식시장 변동성을 지적하며 “지난달까지는 월급이 SK하이닉스 1주보다 적었는데, 이번 달은 내 월급이 SK하이닉스 2주보다 많아졌다”고 했다. 다른 이용자는 약 9000만원 주식 매매 손실 사진을 올리며 “1억 퇴학(투자 중단), 다들 고생 많았다”고 적었다. “인생에서 가장 큰 공포” “전 국민 도박판” 등 증시 변동으로 인한 불안을 호소하는 글도 잇따라 나타났다.

반면에 증시 하락장에서 손실을 피한 이들 사이에선 ‘조모(JOMO·Joy of Missing Out)’가 새 유행어로 떠올랐다. 본래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는 심리를 뜻하지만, 최근엔 “지금 주식 안 사길 잘했다”는 의미로 쓰인다. 한 달 전 주식 투자를 중단했다는 한모(26)씨는 “급전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팔았다”며 “당시엔 말리는 사람이 많아서 ‘잘못 팔았나’ 하고 속상해하기도 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그때 조금이라도 수익을 낸 게 참 다행”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선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나친 공포에 휩쓸리기보단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투자 판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삼권.곽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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