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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쇼핑몰 폭발 때, 100m 밖 트럭 앞유리도 깨졌다”

중앙일보

2026.07.29 08:23 2026.07.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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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29일 일본 구마모토현 곳곳에 지진의 상흔이 남아 있다. 한 시민이 지붕이 무너져 내린 야쓰시로 신사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다음 날인 29일 일본 구마모토현 곳곳에 지진의 상흔이 남아 있다. 한 시민이 지붕이 무너져 내린 야쓰시로 신사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엄청 흔들렸어. 차가 막 흔들려서 처음엔 고장 난 줄 알았다니까.”

29일 일본 구마모토현 가시마마치의 대형 쇼핑몰 ‘이온몰 구마모토’로 데려다주던 70대 택시 기사는 전날 일어난 지진에 대해 “10년 전 대지진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며 한참을 설명했다.

이온몰에서 폭발·붕괴 사고가 발생한 건 지난 28일 오후 5시45분쯤. 오후 4시27분 규모 7.1의 강진이 일어난 지 약 1시간18분 뒤였다. 현재까지 10명이 구조됐으나 4명이 숨지고 5명은 심폐정지 상태다.

가시마마치의 이온몰 구마모토가 지진 뒤 발생한 폭발로 2층 일부와 외벽이 크게 무너져 있다. [EPA=연합뉴스]

가시마마치의 이온몰 구마모토가 지진 뒤 발생한 폭발로 2층 일부와 외벽이 크게 무너져 있다. [EPA=연합뉴스]

전날 참혹했던 폭발을 보여주듯 이온몰은 앙상한 뼈대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 뒤로 200여m 떨어진 도로변까지 아스팔트 잔해가 가득했다. 일본 언론들은 폭발 당시 약 100m 떨어진 도로를 지나던 4t 트럭의 운전석 유리창이 깨지고 금속 잔해가 바닥을 관통할 정도로 큰 충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온몰 인근에서 만난 60대 주민은 “‘펑’ 소리에 무슨 폭격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테이블 아래 웅크리고 있다가 조금 지나 나가 보니 불길에 연기가 나더라. 지진에 폭발까지 겹치니 10년 전 지진보다 더 무서웠다”고 전날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건물 내부엔 여전히 사람이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29일 오후에도 잔해를 헤치고 수색 작업을 하는 구조대의 모습이 보였다.

구마모토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온몰에선 약 200명이 건물 밖으로 대피한 뒤 폭발이 발생해 2층 일부가 무너졌다. 관계자들은 직원 중 일부가 고객의 피난 유도를 마치고 시설 내부로 돌아간 뒤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폭발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현지에선 푸드코트에서 사용하던 액화석유가스(LPG) 누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온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고귀한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과 부상을 입은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수색과 구출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13명, 부상자는 최소 3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온몰 외에도 야쓰시로시 일본제지 공장 굴뚝이 무너지면서 11명이 갇혔다. 이 가운데 7명이 구조됐지만 5명은 숨졌다. 나머지 4명의 안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강진 발생 뒤 20시간 이상이 경과했지만, 아직 도움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어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야쓰시로시를 지나는 고속도로 교량의 상판도 지진의 충격으로 끊겼다. [교도통신·AP=연합뉴스]

야쓰시로시를 지나는 고속도로 교량의 상판도 지진의 충격으로 끊겼다. [교도통신·AP=연합뉴스]

구마모토현은 현재 432곳에 대피소를 설치했으며 대피자는 8886명에 이른다. 주택 다수가 무너졌고 119 신고는 1354건 접수됐다. 우키시와 우토시, 야쓰시로시, 히카와마치 등에선 적어도 6만5000가구가 단수됐다. 정전 피해는 약 3만4880가구에 달했다.

강진의 여파는 일본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마모토 지역은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부흥을 내걸고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업체 TSMC 공장을 유치해 반도체 집적 단지를 조성한 곳이다. 기쿠요마치에 있는 TSMC 제1공장을 비롯해 소니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도쿄일렉트론 공장 등이 피해 파악을 위해 가동을 멈췄고, TSMC 제2공장 건설도 일부 중단됐다. 지진 피해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성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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