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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은 중요하지 않았다…하이닉스 급락, 왜

중앙일보

2026.07.29 08:31 2026.07.2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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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면서 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70%를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보다 더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29일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 분기에 거둔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47조2063억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조원 고지를 밟았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영업이익률은 76.3%로 직전 분기(71.5%)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이는 ‘메모리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81.2%)에 이은 세계 2위 수준이다. 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65.6%)와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TSMC(60.3%)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애플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의 수익성을 모두 앞질렀다.

김주원 기자

김주원 기자

하지만 ‘역대급’ 실적에도 투자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증권가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도는 ‘어닝 미스’(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함)를 기록하자 주가는 기다렸다는 듯 급락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9.6% 떨어진 140만1000원을 기록했다. 실적 자체보다는 ‘AI 피크아웃(정점론)’과 설비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 7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89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과시했지만, 주가는 6.9% 떨어진 29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이 나오지 않은 점도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회사는 “미래 투자와 재무 건전성, 주주환원 간의 균형 있는 자본 배분을 원칙으로 다양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확정되는 대로 공유하겠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의 ‘AI 투자 둔화 우려’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회사 측은 “현재 빅테크들은 그동안 쌓은 AI 인프라를 활용하고 수익성을 본격화하는 과정”이라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AI가 아직은 네 살짜리 어린아이인데 성인이 되려면 메모리를 쓸 수밖에 없다”며 “메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면 우상향으로 간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실적도 긍정적이라고 주장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주요 고객사 10여 곳과 통상 5년의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예치금 등 안전 장치를 포함해 실적이 널 뛸 위험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잦아든 데다, LTA 체결로 판매 가격이 묶이면서 ‘단기 대박’ 효과는 반감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측은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최첨단 HBM4(6세대) 공급이 본격화하고 일반 D램 판매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여전히 수요보다 부족한 공급에 대응해 설비 투자도 이어가기로 했다. 올해 연간 투자 규모는 전년(30조1730억원) 대비 15조원 이상 늘어난 40조원 후반대로 예상된다. 이날 염성진 SK하이닉스 커뮤니케이션 총괄사장 등은 광주 군 공항을 찾아 반도체 클러스터 신규 공장 부지와 전력·용수 여건 등을 점검했다.

SK하이닉스는 “수요를 확인하고 결정한 만큼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지금처럼 극심한 공급 부족 상황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물량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도 핵심 경쟁력”이라고 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확대되는 LTA와 다양한 파트너십은 단순 판매 계약이 아니라 장기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라며 “급증한 현금 흐름에서 발생한 잉여자금은 주주가치 회복에 쓰여야 한다”고 했다.





김수민.김경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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