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9일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했다. 민주당 계획대로 30일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검찰 수사권은 완전 박탈된다.
법사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국민의힘 의원 6명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12명의 찬성으로 형소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의결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법사위는 이날 오후 2시 형소법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했다. 안건조정위는 국민의힘 요청으로 최장 90일간의 이견 조정을 위해 설치됐지만, 위원 6명 중 범여권 4명의 찬성으로 1시간32분 만에 무력화됐다.
재개된 전체회의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강성 지지층에 끌려가면 레임덕 스타팅 포인트다.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여야는 이후에도 공방을 이어갔지만, 오후 6시3분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며 토론이 종료됐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6시7분 “형소법 대안을 의결하겠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정 장관은 “법무부도 적극 협조하겠다”면서도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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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패스트트랙 330→90일 단축…야당 “국민, 졸속법안 실험대상 돼”
이날 의결된 형소법 개정안은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하고, 보완수사 요구만 가능토록 한 게 핵심이다. 경찰은 검사의 요구에 따라 2개월 이내에 보완수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보완수사 요구를 실질화하기 위해 ▶압수수색 과정 녹화 ▶중대범죄수사청 보완수사 전담부서 설치 등 조항도 담겼다. 또 적절한 보완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공소청장이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쟁점이었던 피해자 권익 보호를 위해선 검사가 피해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경찰에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검사가 제출한 의견을 경찰이 따를 의무는 없다. 또 제3자가 대신 고발하는 경우가 잦은 장애인·성범죄 피해자를 위해 불송치 사건에 대한 고발인 이의제기를 가능케 했다. 고소인에게 사건 기록 열람 및 복사를 신청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한다.
박경민 기자
민주당이 전날 법사위 소위에서 공소기각 사유(형소법 327조)를 추가한 사실이 이날 알려지면서 공방도 벌어졌다.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2항),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3항) 등 2개의 공소기각 사유가 추가된 게 쟁점이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재판을 통째로 지울 수 있는 길을 터놓은 것”이라고 논평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 대통령이 임기 후 감옥에 안 가기 위해 공소취소가 플랜A, 독재명 연임 개헌이 플랜B, 공소기각이 플랜C”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위법한 수사는 공소기각한다는 판례를 명문화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법안이 강행 처리되자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통령이 무슨 짓을 하든 모두 면죄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검찰에 대한 복수심과 전당대회 욕심 때문에 국민이 졸속 법안의 실험 대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의 국회 심사 기간을 현행 최장 330일에서 90일로 줄이는 국회법 개정안도 운영위원회와 법사위에서 잇따라 의결했다. 상임위 심사 기한을 180일에서 60일로,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기한을 90일에서 30일로 각각 단축했다. “쟁점 법안을 졸속 처리하는 것”(김승수 의원)이라고 따지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운영위 표결 직전 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