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유틸리티 야수 키케 에르난데스(34)는 지난 5월26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4회 2루타를 치고 난 뒤 왼쪽 옆구리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지난겨울 팔꿈치 수술과 재활을 거쳐 메이저리그에 돌아온 지 2경기 만에 또 부상의 그림자가 덮친 순간이었다.
그 다음날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마친 뒤 집으로 운전하는 길에 에르난데스는 구단 트레이너 토마스 앨버트에게 연락을 받았다. 검사 결과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복사근 손상이 발견됐다. 그레이드 3도로 완전히 파열된 수준이라는 소식에 에르난데스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로부터 두 달간 다시 재활을 거쳐 에르난데스가 메이저리그에 돌아왔다. 지난 2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을 앞두고 콜업된 에르난데스는 ‘캘리포니아 포스트’를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날의 충격을 털어놓았다.
“그 순간 겁이 났고,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게 됐다. 운전을 하던 중 교통체증에 갇혀 내 인생 첫 공황 발작이나 불안 발작을 겪은 것 같다. 아내에게 전화를 해야 했는데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런 일이 생겼어.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어. 어쩌면 내가 너무 늙은 건지도 모르겠어’라고 말했다. 아내가 나를 진정시켜줬고, 심호흡을 몇 번 하고 나니 다시 괜찮아졌다.”
시즌 아웃이 된 줄 알고 걱정했지만 다행히 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었다. 줄기세포 주사에 몸이 놀라울 정도로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재활 속도를 높였다. 지난 18일부터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재활 경기를 7차례 소화하며 매 경기 안타를 칠 만큼 타격감도 빠르게 찾았다.
에르난데스는 “정말 많은 노력과 절제가 필요했다. 재활을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쉬는 동안 매일 고압산소치료를 받았고, 사우나와 냉탕도 오갔다. 회복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며 “오늘 하루만 생각했다. 얼마나 회복되는지 같은 건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말 그대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재활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경기 중에는 최고의 팀 동료가 되려고 했다”고 재활 과정을 돌아봤다.
[사진] LA 다저스 키케 에르난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복사근 부상은 처음이었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에르난데스는 “복사근 부상은 회복에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리고, 최악의 부상이라고 한다. 가장 힘든 건 재채기였다. 기침도 불편했지만 재채기가 정말 힘들었다. 다친 후 6일 정도 대변도 못 봤는데 사람들이 복사근을 다친 상태로 대변을 보는 게 엄청나게 고통스럽다고 하더라. 다행히 그건 겪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1년 사이 두 번의 장기 재활이었지만 에르난데스는 빠르게 충격을 극복했다. 다시 특유의 에너지로 그라운드를 휘저을 준비가 됐다. 부상 재발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법하지만 그는 “내가 야구를 하는 방식은 전력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 재활 경기 초반 부상을 의식하니 오히려 몸이 더 경직된 느낌이 들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내 방식대로 뛸 것이다. 다른 방법은 모른다”며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5월에 복귀했을 때 에르난데스는 단 2경기이지만 4타수 4안타를 치며 홈런 1개, 2루타 2개로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두 번째 복귀를 앞두고 에르난데스는 “타율 1.000을 계속 유지해 리그 최고의 타자가 되려고 한다”며 웃은 뒤 “무엇보다 동료들과 다시 함께하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