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처였던 쇼핑몰이 위험했다니"…이온몰 사고에 日 우려 고조
NHK "강진 사망 17명·심정지 6명"…수색은 난항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지난 28일 발생한 일본 구마모토현 강진으로 대형쇼핑센터 '이온몰 구마모토'가 폭발과 건물 일부 붕괴로 상당한 인적·물적 피해를 내자 현지에서는 쇼핑몰의 지진 방재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진·태풍 등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에서 대규모 인원을 쾌적한 환경에서 수용할 수 있는 쇼핑몰을 그간 피난소 등 방재 거점으로 적극 활용해 오고 있던 터라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 대책 강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 2016년 피난소였던 이온몰 구마모토…재개장 45일 만에 사고
이온몰 구마모토 사고의 원인은 공조 시설이나 음식점에서 사용하던 액화석유가스(LPG)가 지진 충격에 배관 등이 파손되며 흘러나온 뒤 전기 스위치 점화 불꽃 등에 반응해 폭발을 일으킨 것이라는 추정이 제기되고 있다.
이 건물 옥외에는 최대 9천367㎏의 LPG를 저장할 수 있는 탱크가 있었고 폭발 추정 지점은 가스 배관이 지나는 경로로 전해졌다.
다만, 일본 내 방재 전문가들도 이온몰 구마모토와 같은 최신식 대형 쇼핑몰에서 가스 누출 추정 대규모 폭발이 난 상황이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놀라워하는 분위기다.
30일 이온그룹 홈페이지에 따르면 사고가 난 이온몰 구마모토점은 개점 21년째를 맞아 지난달 13일 내부 개조·인테리어를 마치고 재개장했다. 최신 시설이 새로 문을 연 지 50일이 채 안 돼 폭발 사고를 낸 것이다.
이온그룹 측은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로 단정 짓기는 아직 어렵다며 LPG 공급 탱크에 차단 밸브가 있어 지진 같은 일정한 흔들림이 있으면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산케이신문은 "일반적으로는 이처럼 대규모 가스 폭발은 일어날 수 없다"는 전문가들 분석을 전했다.
아이치현립대 시미즈 노부아키 교수는 쇼핑몰 내 비상 시스템이 어떻게 기능하고 있었는지가 향후 사고 진상을 밝히는 초점이 될 수 있다고 지목했다.
일본에서 대형 쇼핑몰은 넓은 부지와 식료품·필수품 재고를 갖추고 있어 지진·쓰나미·태풍 등 자연재해 시 주민 대피소나 물자 보급소로 쓰이는 방재 거점으로 기능해왔다.
이에 이번 이온몰 구마모토 사고가 향후 이러한 쇼핑몰 활용 재난 정책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온그룹은 지방자치단체 200여곳과 재해 대응 협정을 맺어왔고, 사고가 난 이온몰 구마모토 역시 2016년 강진 때 차에서 숙박하며 대피 생활을 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주차장을 개방한 바 있다.
요시다 아키오 사장은 사고 다음 날인 29일 연 기자회견에서 "이온몰에서 가스에 의한 사고는 동일본 대지진 때도 없어 상상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쇼핑몰에서 가스 설비 등 긴급 정비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가 최근 전국의 방재 거점을 정비하던 중에 일어난 이번 사고가 파장이 클 것이라고 짚었다.
일본 내각부 방재 담당자는 이 신문에 이번 사고로 "상업 시설의 방재 성능 강화를 요구해야 할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지진 당시 6천명 쇼핑몰에…실종 수색 난항
다만, 일각에서는 이온몰 구마모토의 대응이 신속했던 것이 그나마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온 측 설명에 따르면 28일 오후 규모 7.1 강진 당시 이온몰 내부에 있었던 방문객은 약 3천명, 직원은 2천700명으로 6천명에 육박했다.
이후 대피 매뉴얼에 따라 전원이 대피했고 일부 매장 직원이 정확한 이유가 확인되지 않은 채 다시 건물 내부로 들어갔다가 화를 입었다는 것이 쇼핑몰 측 설명이다.
이온몰 붕괴 사고 현장에는 29일 밤부터 30일까지 중장비가 동원된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진행됐지만 구조자 발견 낭보는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굴뚝이 무너져 직원이 깔린 사고가 난 야쓰시로시 일본제지 공장에서도 수색이 계속되고 있지만 무너진 구조물과 잔해의 양이 많고 추가 붕괴 위험도 있어 구조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NHK·교도통신은 구마모토현의 30일 오전 집계를 인용해 이번 구마모토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7명, 심정지 상태인 사람이 6명, 행방불명자가 최소 1명이라고 전했다.
사망자는 이온몰 구마모토에서 5명, 일본제지 야쓰시로 공장 8명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진이 규모 7.1로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의 최고 수준인 진도 7의 강진이었음에도 사상자가 비교적 적었던 데는 10년 전 구마모토 강진 이후 이 지역 주택·건물들이 내진 설계를 강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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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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