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발에 백기 든 밴쿠버시, 2년 공들인 '빌리지' 개발 무산
Vancouver
2026.07.29 19:03
소통 부재와 행정력 낭비 비판, 여당 측 추진력 흔들
2800건 반대 서한 폭주, 켄 심 시장 주택 정책 부결
밴쿠버 시의회가 시내 17개 지역에 다세대 주택과 저층 아파트, 상가 혼합 건물을 허용하려던 대규모 토지 이용 계획을 부결했다.
시의회는 ‘빌리지’ 주택 개발 계획안을 찬성 1표, 반대 10표로 거부했다. 심의 과정에서 주민 200여 명이 직접 발언했고, 시청에는 서한과 이메일 2,800여 건이 접수됐다.
주민 반대 속 계획안 철회
이 계획은 2023년 10월 켄 심 시장과 ABC 밴쿠버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며 추진했다. 도심과 도심 동부를 제외한 밴쿠버 동부와 서부, 남부의 17개 지역 용도를 미리 변경해 여러 형태의 주택을 짓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공청회에 참여한 주민들은 주거 환경 변화와 소상공인 피해, 기반 시설 부족, 녹지 감소, 땅값 상승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계획 발표와 의견 수렴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2년 추진 끝에 시의회서 제동
야당 시의원들은 시가 2년 넘게 추진한 계획을 스스로 철회하면서 행정력과 시간이 낭비됐다고 비판했다. 피트 프라이 녹색당 시의원은 주민 반대만이 아니라 계획을 추진한 측이 끝까지 밀고 나갈 의지를 보이지 않은 점이 부결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심 시장은 주민 의견을 듣고 토론한 뒤 결론을 내린 정상적인 의사 결정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루시 말로니 원시티 시의원은 전체 17개 지역이 아닌 5개 지역에서 먼저 시범 사업을 벌이거나 추가 검토를 진행하자는 수정안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의회는 계획안 본체는 부결했지만, 서라 커비영 시의원이 제출한 단일 비상계단 적용 수정안은 통과시켰다. 단일 비상계단 방식은 면적이 작은 필지에서도 주택을 보다 쉽게 설계하고 건설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책이다.
밴쿠버 중앙일보=이주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