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주의 현대차브라질공장을 찾아 임직원들과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브라질의 산업 환경 변화와 새로운 경쟁국면으로 여러 도전과 과제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번 위기를 극복해야 다음 단계로 성장하고 도약할 수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현대차브라질공장을 찾아 이같이 말하며 “브라질 내 연구개발(R&D) 기능을 강화하고 파워트레인 현지화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중남미 시장 사수 ‘총력전’을 지시한 것이다. 정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으로 브라질을 찾았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의 관세를 비켜가기 위해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에 공장을 세우고, 미주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중국·브라질기업협의회(CBBC)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대브라질 투자액은 61억 달러(약 8조9639억원)로 전년보다 45% 증가했다. 특히 비야디(BYD)는 포드공장을 인수해 지난해부터 생산을 시작했는데, 지난해 8위이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이 올 상반기 4위까지 올랐다. 반면 2020년 4위였던 현대차의 점유율은 5위로 내려앉았다.
브라질은 연간 자동차 수요가 250만 대(지난해 기준)에 달하는 글로벌 6위 자동차 시장이고, 동시에 연간 260만 대를 생산하는 8위 자동차 생산 대국이다. 전세계 흑연의 20%가 매장돼있고 희토류 매장량도 세계 2위다. 이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산업 공급망으로도 위상이 높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브라질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에게 브라질은 빼앗길 수 없는 ‘중남미 핵심 거점’이다. 2012년 완공한 현대차브라질공장은 매년 20만 대의 브라질 전략 차종을 생산하고 있고, 중남미 권역본부도 브라질에 있다. 정의선 회장은 브라질공장 내 ‘중남미권역 R&D센터’부터 생산라인까지 두루 점검했다.
브라질공장에선 현지 특화 차종인 소형차 ‘HB20’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 소형 해치백 ‘i20’를 연간 20만 대 혼류 생산하고 있는데, 정 회장은 지난달부터 생산에 들어간 ‘i20’와 현지 대표 ‘크레타’의 생산품질을 집중 점검했다. 정 회장은 “13년 만에 250만 대 생산 돌파라는 기록을 세운 건 브라질 공장 직원들의 헌신과 팀워크로 이루어낸 결실”이라며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브라질자동차유통연맹(FENABRAVE)에 따르면 올 상반기 현대차 판매량은 9만6723대인데, 연말까지 20만4000대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현지 시장에 최적화한 친환경차를 도입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수소 사업 기반 구축도 추진할 예정이다. 브라질의 친환경차 관세는 35%에 달해 수입차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현대차는 소형차급의 전기차 현지생산을 검토하고, 휘발유-에탄올 연료 기반 하이브리드(FFV-HEV) 전용 파워트레인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브라질에 수소·재생에너지 생태계 구축도 추진한다. 브라질은 중남미 내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국가수소프로그램(PNH2)을 통해 저탄소 수소 생산·수출 산업 등을 적극 육성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산·유통·활용 전 과정의 통합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는 그룹사들과 함께 수소 상용차, 수소 트램 등 수소 모빌리티 신시장을 개척하고 그린수소 생산,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공급, 재생에너지 발전소 구축 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