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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별거 경험자 절반, ‘이별 폭력’ 겪어…이별 여성 29% 스토킹 피해

중앙일보

2026.07.2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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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성평등가족부 안전인권정책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가정폭력실태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철 성평등가족부 안전인권정책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5년 가정폭력실태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혼·별거·동거종료 경험자의 절반은 ‘이별 폭력’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나 동거 파트너와 헤어진 여성 10명 중 3명은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폭력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소극적인 편이었다.

성평등가족부는 30일 지난해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9077명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2004년부터 3년마다 이뤄지는 전국 단위 조사다.

조사 결과, 지난 1년간(2024년 8월~2025년 7월) 배우자(법률혼·사실혼)와 파트너(비혼 동거)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라도 경험했다는 비율은 5.9%였다. 앞선 2022년 조사(7.6%)보다 다소 낮아진 수치다. 성별로는 여성(7.6%)이 남성(4.1%)보다 최근 1년 새 가정폭력 경험이 많았다. 현재 배우자·파트너와 함께 지내는 동안 경험한 평생 동안의 가정폭력 피해율은 14.4%였다.

특히 이별 상황에서의 폭력 문제가 두드러졌다. 이혼이나 별거, 동거 종료를 경험한 이의 50%는 이별 전후로 배우자·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 이상을 겪었다. 2022년과 비교했을 때, 여성 피해율(54.5%→59.6%)이 늘어난 반면 남성 피해율(47.4%→40.0%)은 줄었다. 김성철 성평등부 안전인권정책관은 “이별 과정이 폭력 위험이 집중되는 고위험 시기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인포그래픽. 자료 성평등가족부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인포그래픽. 자료 성평등가족부

스토킹 문제도 심각했다. 이별 전후로 여성의 29.1%, 남성의 18.9%가 스토킹 피해를 경험했다. 남녀 모두 이별 후(여 11.5%, 남 7.2%)보다 이별 전(여 28.0%, 남 18.6%)의 스토킹 피해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 피해율은 여 26.8%, 남 16.3%로 집계됐다. SNS 감시·계정 도용 같은 ‘기술 매개형 스토킹’ 피해율은 여 13.7%, 남 9.9%였다.

가정폭력 피해가 작지 않은데도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68.5%에 달했다. 2022년 조사(53.3%)보다 15.2%포인트 증가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1·2순위 응답 합계)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거라고 생각해서’(36.3%),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4%) 등이 많았다. 또한 폭력 경험자 10명 중 8명(80.9%)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가정폭력을 보는 시선도 복합적인 양상을 보였다. 2022년과 비교해 가정폭력에 대한 허용도는 낮아졌지만, 가정폭력을 피해자나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생각은 일부 강화되는 식이다.
서울 종로구 서울해바라기센터 관계자들이 폭력 피해자 지원 시스템과 성폭력 응급키트 사용 절차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종로구 서울해바라기센터 관계자들이 폭력 피해자 지원 시스템과 성폭력 응급키트 사용 절차를 시연하고 있다. 뉴스1

예를 들어 가정폭력을 한 뒤 진심으로 후회한다면 용서할 수 있다는 응답은 3년 새 23.8%에서 21.6%로 줄었다. 반면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 데 동의한 비율은 20.5%에서 23.2%로 늘었다. 연구를 진행한 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정폭력은 안 되지만 피해자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인식이 함께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정폭력 등 친밀관계 폭력 예방, 피해자 보호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온라인 스토킹 피해자의 개인정보 삭제 지원을 위한 ‘스토킹방지법’ 개정 등을 추진한다. 폭력 피해자 주거 지원 시설도 지난해 354곳에서 내년 384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실태조사 참여자들은 가정폭력을 막기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첫손에 꼽았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조사는 이별 폭력 등 친밀한 관계에 기반을 둔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복합적인지 보여준다”면서 “예방부터 폭력에 대한 선제적 대응, 사후 보호까지 전 과정에 걸친 피해자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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