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강한 성장세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백투백(연속) 인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음 달 4일 발표될 7월 물가 상승률이 핵심 지표로 꼽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달 27일 기준금리(현재 연 2.75%)를 결정한다. 한은은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긴축 사이클에 들어섰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29일 “앞으로도 인상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인상 시기와 속도는) 물가 상승 압력 정도,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증폭되고 있지만, 한은은 주식시장 움직임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신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되더라도 실물경제에 미치는 시스템 리스크는 그렇게 크지 않다”며 “금리가 주가를 좌우한다는 평가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은이 눈여겨보는 건 성장과 물가 지표다. 우선 경제성장세는 ‘백투백 인상’ 가능성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올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속보치 기준)하면서, 연간 3%대 성장에 다가섰다. 반도체 수출 가격이 증가하면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보다 15.6% 올랐다. 실질 구매력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인데, 한은은 이같은 성장세가 수요측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 총재가 “반도체 기업의 주가보다는 반도체 가격을 주시한다”고 언급한 이유다. 김진욱 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수출 가격은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한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재차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물가 상승세는 심상치않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보다 3.2% 오르며 한은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다. 중동 사태 이후 이어진 에너지 가격 상승세와 고환율 국면이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다. 물가 상승세의 확산 정도를 측정하는 물가확산지수는 2010년 이후 최고치(코로나19팬데믹 기간 제외)에 근접한 상태다. 이날도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8% 가까이 급등하는 등 변동성은 여전하다. 안예하 키움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물가 상승률이 3분기 고점을 맞은 뒤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8월 동결 후 10월 인상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도 “다음 달 4일 나오는 물가 지표에서 근원물가가 크게 오른다면 8월 인상 여지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