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여자고등학교 남녀공학전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동문들이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남녀공학 전환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86년 역사를 가진 서울 무학여고가 내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학생 배치 문제와 학교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지만, 동문들은 법적 대응을 포함한 반대 투쟁을 이어가겠단 방침이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30일 서울시교육청은 2027·2028학년도 남녀공학 전환 대상학교 8곳을 확정해 발표했다. 지난 5월 남녀공학 전환을 신청한 11개 학교 중 무학여고와 정원여중, 성심여중, 한양중, 한양과기고, 신정여중, 서울신정고는 내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
성심여고는 2028학년도에 공학으로 바뀐다. 다만 이들 학교와 함께 공학 전환을 신청한 학교 중 휘경여중·고와 송곡여고 등 3곳은 절차상 정당성이 부족하거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향후 재논의 하기로 했다.
이날 교육청은 공학 전환에 따른 학교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당 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환 대상 학교에는 학교 구성원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 운영과 생활지도 인력 추가 채용 등을 위해 학교당 3년간 총 3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공학 전환 시 필수적인 화장실, 탈의실 등 학생 편의시설 확충 및 시설 개선 사업비도 차등 지원한다.
하지만 이번 남녀공학 전환 대상 학교 중 유일한 공립학교인 무학여고의 경우 일부 동문과 재학생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반대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무학여고총동문회 일부는 학교가 공학 전환을 신청하자 ‘남녀공학전환반대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리고 반대 집회를 이어왔다. 동문 30~40여명은 공학전환 발표 전날인 29일에도 서울 용산구 서울시교육청 청사를 찾아 공학 전환 계획을 철회하라며 반발했다.
이날 교육청의 발표 후 비대위 측은 이번 교육청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과 추가 집회 등을 이어가겠단 방침을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책 회의를 열어 법적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학교 존립과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공학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전교생이 400명 규모인 무학여고가 공학으로 전환될 경우 600명 수준까지 학생 수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노후 시설 개선과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 등 학생들에게 돌아갈 이점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동문회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설득해 갈등을 풀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