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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기각 요건 2개 더 법제화 강행 …판사들 “민주당 자충수 될 것”

중앙일보

2026.07.30 02:00 2026.07.30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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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자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시작하자 본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을 공소기각 사유로 명문화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30일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은 기존 대법원 판례를 법제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대법원 판례를 굳이 법제화하는 의도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가 나온다.




2021년 유우성 씨 사건, 공소권 남용 대표 사례

2021년 3월 19일'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왼쪽), 유가려 씨가 자신들에게 가혹행위와 허위진술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국정원 직원들의 1심 속행 공판에 앞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021년 3월 19일'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왼쪽), 유가려 씨가 자신들에게 가혹행위와 허위진술을 강요한 혐의를 받는 국정원 직원들의 1심 속행 공판에 앞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현행 형사소송법 327조는 공소기각을 판결해야 하는 경우를 6가지로 규정한다. 사유별로 보면 ▶재판권이 없을 때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을 위반해 무효일 때 ▶중복기소일 때 등이다. 민주당이 발의한 형사소송법은 여기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의 2개 경우를 추가해 8개의 근거를 만드는 안이다.


추가되는 2개의 경우는 대법원의 ‘공소권 남용’ 판례를 문구 그대로 가져왔다는 게 여당의 주장이다. 대법원은 검사의 공소권 행사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했다고 보이는 경우”에 공소의 효력을 부인하고 공소기각을 해야한다는 공소권 남용 법리를 1990년대부터 쌓았다.

대법원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대표적 사례는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유우성 씨 사건이다. 2021년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유씨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검사가 공소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한 것”이라며 “이 사건에 대한 기소는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공소기각했다. 검찰의 추가 기소를 보복 기소로 보고 형사소송법 327조 2호(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을 위반해 무효일 때)에 근거해 공소기각한 것이다. 다만 사법부가 공소권 남용 법리를 들어 공소기각한 경우는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다.



공소기각 주장 많아질 듯…민주당 자충수 지적도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거수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민주당 소속 위원들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찬성 거수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행정처는 개정 공소기각 조항에 대해 “입법정책적 결정사항”이라고만 밝힐 뿐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법을 해석할 때 대법원이 축적한 판례를 법제화한 것이라 반대하거나 찬성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취지다.

법원 내부에서는 판례로 확립된 기준이 있어 개정의 실익이 없는 사안을 굳이 법제화하는 민주당의 속내를 꼬집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공소기각하라는 무언의 압력”(재경지법 부장판사)이라는 시각에서다. 또 “수사 절차상의 사소한 위법은 공소기각 사유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명문화된 조문이 생기면 법정에서 이를 둘러싼 공방이 많아질 수 있다”(수도권 한 부장판사)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공소기각을 법정에서 쟁점화한 후 “장외 여론몰이에 악용할 것”(부장판사 출신 변호사)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소기각이 민주당의 자충수가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한 고법판사는 “법원이 공소권 남용의 범위를 점차 확대해 가는 추세였는데, ‘현저함’이라는 명문 규정을 넣어서 오히려 인정 범위가 좁아질 것”이라고 했다. 무죄 판결과 달리 법원의 공소기각에 대해선 검찰이 증거를 보강해 재기소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법원이 공소기각해도 나중에 검찰이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는 명분으로 다시 기소해버리면 된다”라며 “정치인들이 별로 실익도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서인.조수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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