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고교야구 대통령’ 덕수고

중앙일보

2026.07.30 08:01 2026.07.30 13:2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제60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승전에서 유신고를 꺾고 우승한 덕수고 선수들이 정윤진 감독을 헹가래 치며 기뻐하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제60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승전에서 유신고를 꺾고 우승한 덕수고 선수들이 정윤진 감독을 헹가래 치며 기뻐하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서울의 야구 명문 덕수고가 수원 명문 유신고를 꺾고 17년 만에 대통령배 정상에 올랐다. 덕수고는 30일 포항 야구장에서 열린 제6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유신고를 7-4로 제압했다.

덕수고는 청룡기와 황금사자기에서 일곱 차례씩 우승한 전통의 강호다. 2024년 황금사자기, 지난해 청룡기, 올해 신세계 이마트배 등 최근에도 꾸준히 전국대회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대통령배에선 2008년과 2009년 2연패 이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결승 진출 역시 2010년 준우승이 마지막이었다.

정윤진 덕수고 감독은 “16년 전 3연패 도전에 실패한 뒤 그동안 대통령배에서 고전했는데 결실을 맺어 기쁘다. 선수들에게도 고맙다”며 활짝 웃었다.

정 감독은 재임 19년간 팀을 18번 고교야구 메이저대회 정상으로 이끌었다. 역대 고교야구 사령탑 최다 우승 기록이다. 덕수고는 정 감독 부임 이후 전국대회 독보적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정 감독은 “우승은 늘 기쁘지만, 딱 하루만 행복하고 바로 다음 날부터 또 새로운 준비 과정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안타·홈런·타점 1위를 휩쓸며 대회 MVP에 뽑힌 덕수고 포수 설재민. 김효경 기자

안타·홈런·타점 1위를 휩쓸며 대회 MVP에 뽑힌 덕수고 포수 설재민. 김효경 기자

덕수고 포수 설재민은 안타·홈런·타점 1위를 휩쓸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경기 후 더그아웃 한구석에서 눈물을 펑펑 쏟다 동료와 후배들에게 기분 좋은 놀림을 받기도 했다. 그는 “우승 순간, 다 함께 열심히해서 이렇게 좋은 결과를 냈구나. 정말 다들 고생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서 울컥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유격수였던 설재민은 팔 통증으로 포수 훈련을 시작했다가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고 포지션을 바꿨다. 이후 보기 드문 ‘거포 포수’로 무럭무럭 성장했다. 지난해 청룡기 대회에선 2학년임에도 MVP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프로 지명을 앞둔 올해 어깨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마음고생을 겪었다. 아버지 설태환씨와 어머니 이수진씨는 그런 아들 곁을 묵묵히 지키며 응원을 보냈다.

설재민은 “두 분이 오랜 시간 나만 보고 달려와 주셨는데, 중요한 시기에 경기도 못 뛰는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하기만 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마음의 빚을 조금은 갚은 것 같다. 두 분이 밀어주신 덕에 우승도 하고 상도 받았다”고 연신 울먹였다.

강팀들의 진검승부답게 경기는 긴장감이 넘쳤다. 정규이닝 동안 4-4로 팽팽하게 맞서며 결승전다운 명승부를 연출했고, 결국 승부치기로 승패를 가렸다. 주자 두 명을 두고 무사 1·2루로 시작한 연장 10회초, 덕수고는 심건우의 적시타로 균형을 깼다. 이어 이윤재의 희생번트 때 유신고 포수의 송구 실책이 나와 한 점을 더 보탰고, 계속된 무사 1·3루에서 조원빈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졸업 후 미국 프로야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진출을 앞둔 덕수고의 ‘이도류’ 엄준상은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가 9회말 무사 1루에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엄준상은 10회말 승부치기를 포함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팀의 우승을 완벽히 지켜냈다. 감투상은 박찬희(유신고), 우수투수상은 김대승, 수훈상은 정주영, 최다 득점상은 황성현(이상 덕수고), 최다 도루상은 이성준(세광고)이 각각 수상했다.





배영은([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