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해진공, 미 에너지·물류 인프라 2100억 투자…“공급망 강화”

중앙일보

2026.07.30 08:01 2026.07.30 13:2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원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권역의 물류센터. [사진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원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권역의 물류센터. [사진 한국해양진흥공사]

전쟁과 기후 위기 등으로 전 세계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시설과 동·서부 물류 거점에 총 2100억원을 투자한다. 해운기업 금융 지원에 집중했던 역할을 해외 물류·에너지 기반 시설까지 넓혀 공급망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30일 해진공에 따르면, 미국 내 인프라 3개 사업에 해진공이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지난달 말 기준 총 1억3990만 달러(약 2100억원)에 달한다.

우선 미국 루이지애나 멕시코만 해상에 건설되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수출터미널 사업에 5000만 달러를 지분 투자한다. ‘바다 위 LNG 공장’으로 불리는 FLNG는 바다에서 천연가스를 채굴·액화·저장한 뒤 출하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는 해양 설비다. 육상 터미널에 비해 인허가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고 건설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진공은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LNG 수출 인프라와 국내 조선·해운산업의 연결고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한국이 수입하는 LNG 가운데 약 20% 정도는 중동산이다. LNG 수입의 5분의 1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는 셈인데, 최근 중동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면서 수입선 다변화가 과제로 떠올랐다. 해진공 관계자는 “미국이라는 안정적인 LNG 공급원에 선제적으로 투자함으로써 향후 도입 계약과 물량 확보 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 물류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도 병행한다. 해진공은 한국 물류기업이 주로 임차해 운영 중인 로스앤젤레스(LA) 권역의 물류센터를 매입할 수 있도록 5310만 달러를 대출펀드 투자를 통해 지원한다. LA는 미국 최대 물류 관문이다. 한국에서 출발한 화물 가운데 상당량 역시 LA항과 롱비치항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 대부분은 물류센터를 빌려 쓰고 있는 실정이다.

물류센터를 임차하는 국내 기업들은 임대료가 급등하거나 계약이 끝날 경우 시설을 옮겨야 하고, 물류대란이 발생하면 창고 공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물류기업 15곳이 운영하는 해외 물류센터 735곳 가운데 소유권을 확보한 시설은 8.8%에 불과하다. 한국의 높은 무역 의존도에 비해 해외 물류자산 투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해진공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물류창고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게 되면 비용 경쟁력도 높이고 운영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해진공은 미 동부 뉴저지 지역 물류센터 관련 대출펀드에도 3687만 달러를 투자한다. 뉴저지는 뉴욕과 필라델피아 등 대규모 소비시장과 가까워 한국 소비재 기업이 미 동부로 진출할 때 배후 물류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 해진공의 투자로 한국 기업들은 미국 양대 물류 거점인 동·서부 지역 물류망을 동시에 확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해진공은 앞으로도 전통적인 해운업 지원을 넘어, 항만·물류·에너지 인프라 전반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병길 해진공 사장은 “우리 화주와 선사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외 거점 자산 투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수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