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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허술한 레버리지 ETF 수습…당국 무능이 공포 키운다

중앙일보

2026.07.30 08:22 2026.07.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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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9일 긴급 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ETF) 관련 추가 대책을 내놨다. 개인별 레버리지 ETF 투자 한도를 총투자금액의 20% 이내로 제한하고, 긴급 상황 시 레버리지 배율을 조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만들겠다고 했다. 또 기본 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인상하고, 매매 단위도 20좌로 늘리기로 했던 조치를 당초 예정보다 빠른 3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뒤늦게 바빠진 건 주가가 연일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어제까지 사흘간 17%가 빠지며 5500선까지 내려앉았다. 이미 거액의 재산을 날린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수가 하루 1000포인트 가까이 오르내리는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고, 레버리지 ETF는 증시 폭락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에 여야가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서자 부랴부랴 ‘긴급 대책’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에 내놓은 레버리지 배율 조정은 불과 보름 전만 해도 당국이 현실적으로 시행이 어렵다며 손사래를 치던 조치였다. 자연히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최근 “한국 금융 당국이 뒤늦게 규제의 칼을 빼들었지만 이미 카지노판에 뛰어든 투자자들을 밖으로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버리지 ETF와 관련된 어설픈 대응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도입부터 위기관리까지 정책 미스와 실기의 연속이었다. 상품이 출시된 5월 말은 시장에 과열 조짐이 뚜렷해지던 시기다. 반도체 쏠림이라는 불길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경고에도 당국은 도입을 강행했다. 이후 시장 변동성이 눈에 띄게 커지고 부작용이 잇따랐지만, 대응은 미온적이었다. 정작 고위 당국자들은 “우리 시장만 그런 것은 아니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는 식의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했다.

작금의 증시 폭락 사태는 정부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고 있다. 신뢰 회복을 위해 정책 무능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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