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남미 3개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 광물을 포함한 공급망·인프라·치안·방산 등 전략적 분야에 대한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세계 1위 구리 생산국이자 1위 리튬 매장국인 자원 부국 칠레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선도국인 우리 한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있어 자연스럽고 이상적인 파트너”라며 “양국은 협력 범위를 광물자원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핵심광물과 관련한 정보 활동, 기술협력, 인적 교류 등 구체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스트 대통령 역시 “칠레가 수출하는 구리와 리튬은 한국의 첨단 기술이 세계에 공급하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자원”이라며 “한국 속담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는데, 핵심광물 협력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이는 세계가 필요로 하는 공급망에 안정을 더하기 위해 칠레와 한국이 함께 짊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양국은 이날 ‘광물자원 파트너십 공동위원회’를 장관급으로 격상하고, 국장급 실무 채널을 신설하는 ‘광물자원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현대화를 비롯한 교역·투자 협력도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2004년 한국은 FTA 체결의 첫 상대국으로 칠레를 선택했다”며 “이후 양국 교역액은 20년 만에 무려 4배로 증가하며 양국의 전략적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한·칠레 FTA 자유무역위원회를 10년 만에 재가동하여 통상·투자 현안을 점검하고, 호혜적인 한·칠레 FTA 개선 등을 포함한 양국의 통상 관계 증진 방안에 대해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스트 대통령 역시 “한국의 기술은 그 품질로 칠레 국민 수백만 가정에 자리 잡았고, 칠레의 과일과 와인은 서울·부산·인천을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수백만 한국 국민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며 양국 교류의 성과를 강조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현대화하고 한 단계 끌어올릴 로드맵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2016년을 마지막으로 열리지 않았던 FTA 경제위원회를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인프라·방산 협력도 강화한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이 수행 중인 남미 최초의 4차로 현수교 ‘차카오 대교’ 건설을 언급하며 “우리 두 정상은 교량 건설이 원만하게 진행돼 양국 협력의 랜드마크 사업으로 자리 잡는 동시에, 칠레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방산·조선 분야 협력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양국은 광물자원, 치안, 극지 연구, 해양안전·안보, 투자 협력 등 모두 5건의 MOU를 체결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한국 문화에 대한 남다른 관심도 드러냈다. 그는 “오늘날 많은 칠레인들은 산티아고 파트로나토 지구 ‘한국의 거리’에서 한국 상품을 만나고 한식의 매력을 즐기고 있다”며 “청년 세대는 K팝이라는 생동감 넘치는 한국 문화에 매료됐으며, 그 대표적인 주자인 BTS를 오는 10월 칠레 국립경기장에서 맞이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 문화에 대한 칠레 국민들의 관심이 양국 간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정부 차원의 지원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공식 방문 환영식을 마치고 궁으로 들어가던 중 수행원 및 취재진 등을 향해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양 정상은 공식 환영식 이후 대통령궁 2층 난간에서 취재진에게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보이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진행했다. 카스트 대통령은 “칠레를 이 대통령의 집인 것처럼 생각해달라”며 “한·칠레 남극협력센터 설립 10주년을 맞아 남극 공동 방문을 제안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역시 “카스트 대통령도 가까운 시일 내에 방한하셔서 한국에서 꼭 뵙게 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