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한식당 가려다…” 김시우, 여권 없이 국경 넘은 사연

중앙일보

2026.07.30 13:00 2026.07.30 18:14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김시우. [EPA=연합뉴스]

김시우. [EPA=연합뉴스]


긴장 가득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에서 ‘코리안 브라더스’의 간판으로 활약 중인 김시우(사진)가 필드가 아닌 도로 위에서 손에 땀을 쥐는 상황을 겪었다. 본의 아니게 여권 없이 국경을 넘으려다 경찰에 둘러싸이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해프닝은 28일(현지시간) 저녁에 발생했다. 30일 개막하는 PGA 투어 로켓 클래식 출전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찾은 김시우는 동료인 재미교포 마이클 김의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메뉴는 한국식 바비큐, 약속 장소는 인근 한국식당이었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식당까지 거리가 2.4㎞에 불과한 것을 확인한 김시우는 가벼운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황당한 상황을 겪었다. 내비게이션이 디트로이트의 현지 식당 대신 강 건너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 있는 동명의 식당으로 안내한 것. 디트로이트는 다리 하나 건넌 뒤 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캐나다와 연결되는 국경 도시다.

다리를 건너다 통행료 9달러(약 1만3000원)가 찍히는 걸 본 김시우가 ‘무슨 통행료가 이렇게 비싸지’라며 고개를 갸웃했지만, 이미 늦었다. 유턴이 불가능해 차를 돌릴 수 없던 그는 의도치 않게 캐나다 국경을 넘는 신세가 됐다.

접경 지역에서 만난 미국 국경 순찰대원은 “흔히 있는 일”이라며 웃어 넘겼지만, 디트로이트강 너머에서 만난 캐나다 경찰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여권을 미리 챙기지 않은 김시우는 PGA 투어 로고가 찍힌 대회 차량을 가리키며 “골프 대회 출전 선수인데 길을 잘못 들었다”고 필사적으로 해명했다.

캐나다 국경 순찰대원들이 갓길에 세운 김시우의 차에 모여들었고, 순식간에 8명까지 늘었다. 이후 차량 수색을 포함해 강도 높은 심사를 진행한 경찰 중 한 명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거냐”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지자 비로소 김시우의 굳은 표정이 풀렸다. 특유의 위트를 발휘해 “당신들이 나를 무사히 보내준다면(가능할 것 같다)”이라 대답하며 웃어 보였다.

무사히 미국으로 돌아온 김시우는 예정보다 1시간 반 가량 늦게 약속 장소에 도착해 식사를 했다. 마이클 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시우와 함께 하면 항상 지루할 틈이 없지”라고 썼다. 김시우는 올해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했다. 직전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에서는 공동 6위에 올랐다. 국경 너머 경찰과 한 “우승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송지훈([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