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선박 보호하라”…사우디, 14개국 해상 방위 연합 추진
중앙일보
2026.07.30 13:50
27일(현지시간) 예멘 예니시 섬 인근 홍해의 국제 항로를 한 상선이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의 해상 위협에 대응해 국제 해상 방위 연합을 창설하며 홍해와 주요 에너지 수송로 보호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30일(현지시간)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아덴만 일대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제 무역로 및 에너지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한 ‘다국적 해상 방위 연합’ 창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연합에는 주도국인 사우디를 비롯해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주요 회원국과 파키스탄, 튀르키예, 이집트, 요르단 등 총 14개국이 참여한다.
GCC 회원국 중 오만과 아랍에미리트(UAE)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연합의 본부는 사우디에 설치될 예정이다. 사우디 국방부는 연합 출범을 앞두고 수도 리야드에서 43개국 및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개최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사우디 국방부는 “해상 안보는 정보 공유, 합동 군사 작전 및 훈련을 통해 실현되는 공동의 책임”이라며 “이번 연합은 타국을 공격하기 위함이 아닌 국제 해상 안전을 지키기 위한 순수한 방어적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다국적 연합 출범은 최근 예멘 수도 사나 공항 폭격 사건 이후 사우디와 후티 반군 간의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상황에서 추진됐다.
후티 반군은 지난 13일 발생한 사나 공항 공습의 배후로 사우디를 지목하며 20일 사우디를 향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이후 후티 측은 홍해 남부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는 한편, 23일에는 사우디 유조선 2척을 공격하는 등 도발을 감행했다.
이에 사우디 역시 24일 후티 반군이 점령 중인 예멘 호데이다 항구를 보복 공습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왔다.
사우디가 이처럼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은 석유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정상적인 항해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티 반군이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통제할 경우 사우디는 핵심 석유 수출로를 잃게 된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