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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는 왜 바퀴벌레와 피 묻은 가면을 보냈나

Los Angeles

2026.07.3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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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보도 막으려 대기업이 살해 위협
스토킹, 협박 등 5000만불 배상키로
전직 이베이 직원들이 기자 부부에게 익명으로 보낸 피 묻은 돼지 가면. [ABC7 캡처]

전직 이베이 직원들이 기자 부부에게 익명으로 보낸 피 묻은 돼지 가면. [ABC7 캡처]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가 자사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기자 부부를 상대로 전직 직원들이 수년간 벌인 괴롭힘 사건과 관련해 약 5000만 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AP통신은 이베이가 매사추세츠주 네이틱에 거주하는 데이비드·이나 스타이너 부부와 총 4870만 달러 규모의 민사 합의에 도달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이와 별도로 언론 자유 관련 단체 등에 7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비밀유지 조항(NDA)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피해자인 스타이너 부부는 사건 경위와 합의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게 됐다.
 
스타이너 부부는 전자상거래 전문 뉴스레터 ‘이커머스바이츠(EcommerceBytes)’를 운영하며 20여 년간 이베이를 취재해 왔다.
 
부부는 지난 2021년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이베이 측이 자신들의 보도를 막기 위해 협박과 스토킹, 살해 위협 등 조직적인 괴롭힘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소송에 따르면 괴롭힘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협박 메시지로 시작됐다. 이후 살아 있는 바퀴벌레와 거미, 장례식 화환, 피가 묻은 돼지 모양의 할로윈 가면, 배우자를 잃은 사람을 위한 책 등이 익명으로 자택에 배송됐다. 남편 이름으로 음란 잡지를 이웃집에 보내고 차량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 장치를 설치하려는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나 스타이너는 “처음에는 누가 왜 이런 일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며 “20년 넘게 취재해 온 회사가 보도를 막기 위해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전모는 지난 2020년 연방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전직 이베이 직원 7명을 공모와 사이버스토킹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 대부분은 유죄를 인정했으며 징역형이나 가택연금형 등을 선고받았다.
 
이베이도 지난 2024년 연방 검찰과 기소유예 합의를 맺고 형사 처벌금 300만 달러를 납부했다.
 
이번 민사 합의에 따라 스타이너 부부는 총 4870만 달러를 받는다. 이 가운데 4615만 달러는 이베이가 부담하며, 데빈 웨닉 전 최고경영자(CEO)가 200만 달러, 웬디 존스 전 임원이 50만 달러, 스티브 와이머 전 임원이 5만 달러를 각각 지급한다.
 
이와 별도로 이베이는 비영리단체에 600만 달러를 기부하고, 웨닉 전 CEO도 이나 스타이너의 이름으로 언론 자유 보호 단체에 100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하기로 했다.
 
이베이는 성명을 통해 “2019년 전직 직원들이 스타이너 부부에게 저지른 행위는 잘못됐으며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재차 사과했다. 이어 “당시 경영진의 부적절한 내부 소통도 인정한다”며 “현재는 경영진이 교체됐고 내부 정책과 윤리 교육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스타이너 부부는 “이번 사건이 언론인과 출판인을 보호하고 기업의 부당행위를 막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고통스럽고 인생을 바꿔놓은 경험에서 조금이나마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강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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