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 규모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 내년 출범…AI·반도체 등 투자
중앙일보
2026.07.30 17:12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미·중 갈등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첨단 전략산업과 해외 공급망 기업에 초장기 투자를 집행하는 20조 원 규모의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를 내년 공식 출범시킨다.
정부는 31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판 전략형 국부펀드 도입방안’을 확정·발표했다.
펀드의 초기 투자 재원은 총 20조 원+α 규모다. 정부가 보유한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공공기관 주식 약 16조 원과 상속·증여세로 납부받은 물납 주식 약 4조 원이 출자된다.
향후 반도체 추가 세수나 미래 대응 기금 등도 추가 재원으로 검토되며, 민간 기부금 유치 방안도 추진된다. 새 국부펀드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기존 한국투자공사(KIC) 내에 ‘전략산업 투자계정’을 별도로 신설해 운영된다.
KIC의 기존 해외 투자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도 운용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독립성 강화를 위해 KIC 운영위원회에 민간위원 3명을 추가 위촉해 민간위원 9인 체제로 개편하며, 정부는 거시적 방향만 제시하고 개별 투자 결정에는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국부펀드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정책펀드와 달리 별도의 만기나 청산 시점이 없는 ‘초장기 인내자본’이라는 점이다.
투자 대상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 양자 등 전략산업과 데이터센터 등 기간산업, 해외 공급망 핵심 기업이다.
융자나 보증이 아닌 직접 지분 투자 방식을 채택하며, 취득한 지분을 바탕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기업 가치 제고는 물론, 국가 핵심 기술 보호와 적대적 M&A 방어 역할까지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모태펀드나 국민성장펀드가 만기 청산에 들어갈 경우 우수 기업을 이어받아 후속 투자하는 '이어달리기' 체계를 구축해 정책 자금의 공백을 최소화한다.
정부는 오는 8월 한국투자공사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연내 국회 통과를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펀드를 가동할 예정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