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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가 이 돈 원한다”…중간선거 100일 앞두고 1조원 요구하는 트럼프

중앙일보

2026.07.30 18:46 2026.07.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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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가 이 돈을 원한다(The boss wants this money).”

미국 중간선거(11월3일)를 100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최근 기업들이 이 말에 떨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측근 모금책을 앞세워 기업과 거액 자산가들로부터 1조원이 넘는 정치자금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덤 홀러스(Freedom Haulers)' 이니셔티브 발표 행사에서 연설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덤 홀러스(Freedom Haulers)' 이니셔티브 발표 행사에서 연설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기업과 거액 자산가 등을 상대로 8억달러(약 1조1424억원) 이상을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기념사업을 위해 이처럼 직접 모금을 지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는 정치자금 모금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최근 몇 년간 막대한 자금력이 선거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을 절감하면서 직접 모금에 깊숙이 관여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거의 매일 모금 현황을 보고받고 기업별 기부 규모까지 직접 챙길 정도가 됐다는 것이다.

메러디스 오루크(왼쪽) 정치자금 모금 전문가가 지난해 8월 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촬영하고 있다. 대선에서는 트럼프 캠프의 전국 재무총괄을 맡아 약 20억달러(약 2조8708억원)를 모금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메러디스 오루크(왼쪽) 정치자금 모금 전문가가 지난해 8월 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촬영하고 있다. 대선에서는 트럼프 캠프의 전국 재무총괄을 맡아 약 20억달러(약 2조8708억원)를 모금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매일 밤 공화당의 대표적인 정치자금 모금 전문가이자 최측근인 메러디스 오루크와 통화하며 어느 기업이 돈을 냈는지 확인하고, 기업마다 500만~5000만달러(약 71억~714억원)를 요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루크는 기업 관계자들에게 “대통령이 직접 요청했다”, “보스가 이 돈을 원한다”고 전하며 기부를 독려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오루크가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집요하게 성사시키는 암살자라며 그를 ‘어둠의 공주’라고 불렀다고 한다.

오루크는 미국 공화당에서 손꼽히는 정치자금 모금 전문가다. 지난해 대선에서는 트럼프 캠프의 전국 재무총괄을 맡아 약 20억달러(약 2조8708억원)를 모금했으며, 지난 30여년간 대통령·상·하원의원·주지사 선거와 각종 공익단체를 위해 총 40억달러(약 5조7416억원) 이상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로런 산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참석해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중앙홀(로툰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로런 산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참석해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 소프트뱅크는 대통령도서관에 5000만달러(약 714억원), 애플은 백악관 무도회장 건립에 약 2500만달러(약 357억원)를 기부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 등도 잇달아 거액을 냈고, 일부 기부자들은 백악관 만찬과 집무실 투어 등 특별한 접근 기회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해충돌 논란도 커지고 있다. 기부 기업 상당수가 정부 계약이나 규제 현안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더글러스 브링클리 미국 라이스대 역사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대통령의 모금 관행을 완전히 뒤집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기업들이 트럼프의 호의를 얻기 위해 돈을 내고 있는 이른바 “트럼프 거래세”라는 비판이다.

백악관은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공화당 제친 민주당…머스크도 긴급지원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직접 모금에 나선 배경에는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있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지키려면 경합주를 중심으로 막대한 선거자금이 필요한 데다 최근 여론도 공화당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실시해 30일 공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48%로 공화당(40%)을 8%포인트 앞섰다. 적극 투표층에서는 격차가 2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공화당 지지층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도 올해 초 67%에서 56%로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10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4년 10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회복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다시 지원 사격에 나선다. 이날 미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머스크는 슈퍼팩 ‘아메리카 팩’을 재가동해 최소 1억달러(약 1433억원)를 투입, 공화당의 경합주 선거 지원과 투표 독려에 나설 예정이다. 아메리카 팩은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설립한 공화당 성향의 슈퍼 정치행동위원회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모아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단체다.

다만 머스크가 지난해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 패배 이후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것은 역효과라고 판단해 이번에는 공개 유세 대신 자금과 조직 지원에 집중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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