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그대로 초록색을 뜻하는 ‘그린’이지만, 그린(green) 위에서 퍼터를 들고 서 있는 골퍼 대부분은 초조와 불안에 떠는 경우가 많다.
구력이 짧은 골퍼들은 우여곡절 끝에 그린에 볼을 올리지만 이후 긴장을 풀어 서너 타를 까먹는 것은 시간문제다.
‘골프 속의 또 다른 골프’인 펏(putt)을 잠시 잊으면 초록색 그린 위에서의 기분은 암흑으로 바뀐다. 그린 위의 홀은 주먹조차 들어가지 않는 지름 4.25인치(108㎜)에 불과하지만 골퍼를 ‘백팔번뇌에 빠진 중생’으로 만든다.
그뿐인가. 그린은 규모도 작고 코앞의 짧은 거리가 대부분이지만, 그전까지의 점수와 똑같은 가치를 지닌다. 기준 타수인 전체 파(par)의 절반인 50%를 펏이 차지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8홀의 기준 타수가 파72라면 절반인 36타가 그린 위의 펏이라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흔히 싱글(single digit) 골퍼나 프로 골퍼들은 퍼팅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이를 거듭 강조한다. 그린 위가 아무런 기복 없이 평평한 곳이라면 필자도 이런 글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그린 위의 컵(cup)을 골프의 최종 목적지로 본다면 그린은 난공불락의 요새가 분명하다. 그린 공략의 최고 난제는 경사도다.
경사는 좌우 경사와 내리막(downhill), 오르막(uphill) 경사로 분류된다. 퍼팅은 터치(touch)에 따른 충격 회전과 경사에 따른 자전력(rotation)을 모두 활용해야 한다.
즉 10피트의 내리막 펏이라면 5피트는 충격 회전으로, 나머지 5피트는 경사에 의해 굴러가도록 해야 한다. 오르막의 경우에는 순수한 충격 회전과 함께 볼이 컵 뒤쪽에 ‘톡’ 하고 부딪힐 정도의 힘으로 컵에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 비율은 잔디 상태와 경사도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정확한 답은 없다. 다만 스윙 폭과 충격 구간, 즉 실제로 볼에 충격을 주는 구간은 구분돼야 한다.
바꿔 말하면 스윙 폭(length) 안에 또 다른 움직임(movement)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는 힘 조절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전후방의 스윙 폭이 1피트라면 같은 스윙 템포 안에서 충격 구간을 설정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펜듈럼 스트로크(pendulum stroke), 즉 순수한 추 형태의 스트로크가 필요하다. 퍼터와 손목, 팔이 하나가 돼 볼을 쳐야 일정한 거리와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펏에는 대가가 없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대등한 실력으로 겨룰 수 있는 것이 퍼팅이다. 아마추어가 프로를 능가할 수 있는 곳도 그린이며, 누구도 그린을 완전히 평정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