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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함께 걸어 꿈을 완성했다…한인 부부, 국립공원 63곳 완주

Los Angeles

2026.07.3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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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호·효숙씨, NPS 공식 인증
"자연 속에서 삶을 다시 채웠다"
2023년 옐로스톤을 찾은 서성호·효숙씨 부부. 사모아 국립공원을 마지막으로 국립공원 63곳을 모두 완주했다. [본인 제공]

2023년 옐로스톤을 찾은 서성호·효숙씨 부부. 사모아 국립공원을 마지막으로 국립공원 63곳을 모두 완주했다. [본인 제공]

광활한 대자연 앞에서 손을 잡은 노부부는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뿌듯하면서도 후련했다. 1981년 미국 땅을 처음 밟으며 가슴속에 품었던 작은 소망, 그 다짐이 수십년의 세월을 지나 남태평양 사모아의 푸른 바다 앞에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오렌지카운티 라구나우즈에 사는 서성호(78)·서효숙(71)씨 부부는 지난 6월 15일, 사모아 국립공원을 끝으로 전국의 국립공원 63곳을 모두 둘러보겠다는 버킷리스트에 마침표를 찍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으로부터 63개 국립공원 완주를 인정하는 공식 인증서(사진)도 받았다.
 
서씨 부부의 여정은 45년 전으로 올라간다. 미시건주로 이민을 온 직후 “미국에 왔으니 국립공원은 꼭 가봐야 한다”며 가볍게 떠난 첫 여행지는 테네시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걸쳐 있는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이었다. 압도적인 자연 풍광에 매료된 두 사람에게 국립공원 탐방은 이후 평생의 목표가 됐다.
 
엔지니어 출신인 남편은 가주로 이주(1991년)한 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오클랜드 레이니 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바쁜 일상을 보냈다. 물리치료사였던 아내 역시 생업 현장에서 부지런히 일상을 이어갔다. 치열했던 이민 생활 속에서도 여행은 부부의 삶을 지탱해 준 원동력이었다.
 
두 사람은 매년 주어진 휴가를 단 하루도 허투루 쓰지 않고 늘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휴가가 부족했던 남편은 은퇴 직전 무급휴가까지 내며 여행길에 올랐다.
 
남편 서씨는 “아내와 함께 국립공원을 단 한 곳도 빠짐없이 둘러보자는 둘만의 약속을 세웠다”며 “국립공원 여행은 직장생활에 지치고 피곤할 때마다 삶의 강력한 활력소가 됐다”고 말했다.
 
63곳의 국립공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부부가 함께 발을 맞췄다. 역할 분담도 자연스러웠다. 남편은 이동 경로와 캠핑장 예약, 하이킹 코스 짜기를 맡았고, 아내는 음식과 옷가지, 여행용품을 챙기며 준비를 도왔다.  
 
오랜 여행길을 함께하면서도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다고 했다.  아내 서씨는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바라보고, 남편이 세운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서로 다른 점도 자연스럽게 맞춰졌다”며 “여행과 모험, 자연을 좋아하는 취향이 같아 매 순간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수많은 장소 중에서도 부부의 가슴에 가장 깊게 남은 곳은 몬태나주의 글레이셔, 와이오밍주의 그랜드 티턴, 그리고 워싱턴주의 올림픽 국립공원이다. 특히 올림픽 국립공원의 울창한 이끼 숲이 빚어내는 독특한 풍경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로 강력히 추천했다.
 
45년 여정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기 위해 부부는 2년 전부터 크루즈 여행을 차근차근 준비했고, 마침내 지난 6월 남태평양 사모아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남편 서씨는 “마지막 목적지를 떠나는 순간 ‘드디어 다 왔구나’ 하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한꺼번에 밀려왔다”며 “현실에 치여 여행을 미루는 분들에게 단 며칠이라도 자연 속을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국립공원은 몸과 마음을 충전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전했다.
 
알뜰한 여행을 위한 실전 팁도 잊지 않았다. 아내 서씨는 “캠핑장을 이용하면 하루 30달러 안팎으로 숙박이 가능하다”며 “다만 인기 캠핑장은 빠르게 마감되는 만큼 미리 일정을 조율해서 사전 예약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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